반도체 세액공제율도 기재부 반대로 ‘미국 25% 한국은 8%’로 결론
23일 밤 국회는 `23년 예산안(638.7조)을 법정처리 기한을 넘겨 가까스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세정일보는 예산부수법안인 세법개정안의 처리에 주목해 왔다. 가장 관심이 큰 부분은 법인세율 인하폭(정부안 3%P인하)과 반도체산업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여당안 20%)이었다. 법인세율은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 국제자본의 투자유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모멘텀이며, 반도체산업 역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투자와 세계경쟁력을 결정하는 절체절명의 법안이었다.
결국 법인세율은 하나마나한 찔끔(1%P)인하로 막을 내렸다. 말도 안되는 부자감세라는 야당측의 헛소리에 여당이 들러리를 선 것이다. 아니면 여당 역시 세금이 더 들어올 수 있으니 처음부터 진짜 속내는 '찔끔 인하'였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OECD 38개국 중 10위다. 영국,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스페인, 미국, 프랑스, 캐나다보다 훨씬 높다. 그리고 주변 국가인 대만(20.0%), 싱가폴(17.0%), 홍콩(16.5%)보다도 높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의 높은 법인세율과 복잡한 과세체계는 법인세의 글로벌경쟁력을 저하시켜왔다. `17년 OECD 38개국중 우리나라의 법인세제 경쟁력 순위는 26위였으나 올들어서는 34위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과표구간 조정안 역시 무위로 끝났다.
이번 세법개정안이 제출되자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부가 제출한 3%P 인하안을 그대로 통과되어야 한다고 목놓아 외쳐왔다. 그러나 결과는 '쇠귀에 경읽기'였다. 한 세금전문가는 “인하했다는 흉내만 냈다. 오히려 기업들의 속만 긁어놓은 꼴이 됐다. 그리고 내년에라도 인하를 시도할 수 있는 길까지 막아버렸다. 내년에 또 인하하자고 한다면 작년에 내렸는데 또 인하를 시도하느냐는 소리가 나올 것이기에 내년에는 법인세율을 인하합시다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이번 법인세율 인하는 하지 않은 것만도 못한 결과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다음은 이날 같이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 기업의 시설투자금에 대한 세액공제율이다. 이날 통과된 조세특례제한법은 기존 투자금액의 6%에서 8%(중기 16%)로 늘리는 내용이다. 당초 여당은 20%, 야당은 10%인하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렇게 결론이 난데는 세수감소를 우려한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완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언론들도 이번 세법개정은 ‘용두사미’로 끝났다며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도체 세액공제율은 미국은 25%, 경쟁국인 대만 역시 25%로 올리기로 했다. 여기에 중국도 `25년까지 187조원을 들여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다. 이처럼 경쟁국들은 잇달아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당이 20%는 되어야 한다고 법안을 냈는데도 8%만 해주기로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장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세액공제 8%로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라고 하는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라면서 말이다. 정말 ‘이 일을 어찌할꼬?’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