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9일 국세청은 2025년 상반기 서기관 승진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 국세청]
지난 4월 29일 국세청은 2025년 상반기 서기관 승진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 국세청]

윤석열 정부는 `22년 5월부터 임기가 시작돼 탄핵이 선고된 `25년 4월까지 약 3년의 임기로 마무리됐다. 3년간 국세청의 인사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을까. 가장 큰 변화라면 ‘호남 출신 인사’의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앞서 박근혜 정부 말 50%에 육박했던 국세청 고공단 내 영남 지역 출신자 비중은 문재인 정부로 넘어오면서 급격히 줄어들었고, 문재인 정부 말에는 영남과 호남이 각각 34%로 동일한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문 정부는 10년 만의 호남 출신 국세청 차장 탄생(이은항)을 시작으로, 서울청장에도 16년 만에 호남 출신인 김희철 청장에 이어 후임으로 김명준 청장까지 호남인으로 채워졌다. 중부청에는 이준오, 김재철, 초대 인천청장에 최정욱, 이어 이현규 청장 등 호남 출신 인사가 연거푸 고위직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조사국장에도 김대중 정부 이후 15년 만에 호남 출신 조사국장이 탄생했다. 문재인 정부는 호남에 뿌리를 두고있는 ‘민주당 정부’라는 선언과 괘를 같이하는 정치적 인사기류가 국세청 인사에도 그대로 투영되어온 방증인 것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3년도 채 되지 않아 국세청 고위직 내 호남 출신 비중은 또다시 줄어들고 영남 지역 출신자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 또한 국민의힘 소속 대통령의 탄생에 의한 정치적 색채를 벗어나지 못한 국세청 고위직 인사의 단면이었다.

28일 세정일보가 역대 정부 말 국세청 고위공무원단의 면면을 살펴본 결과, 박근혜 정부 말 고공단 영남 출신 비중은 47.7%, 호남 출신 비중은 20.5%였으며, 문재인 정부 말에는 영남 출신과 호남 출신이 각각 34.1%로 동일했고, 윤석열 정부 말(현재)에는 영남 출신 35.7%, 호남 출신 26.2%로 다시 영남지역 출신자의 비중이 높아졌다.

국세청장만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경기 출신 2명(한승희, 김현준), 부산 출신 1명(김대지)에서 윤석열 정부는 경북(김창기), 경남(강민수) 출신이다. 특이 사항으로는 김창기 전 청장은 `21년 말 부산청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해 국세청장으로 복귀한 최초의 ‘퇴직자 출신’ 국세청장이었다. 또한 대한민국 수도이자 차기 국세청장으로 유력하면서도 실질적 2인자 자리로도 불리는 서울국세청장에도 모두 영남 출신(강민수, 정재수)이 임명됐고, 강민수 서울청장이 국세청장으로 영전했다.

고공단 임용경로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박근혜 정부에서 행시 출신은 86.4%로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비고시는 9.1%에 불과했으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행시 출신이 77.3%로 줄고 비고시인 세대 출신(8급 특채)이 18.2%까지 증가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마찬가지로 행시 출신이 81%로 늘어나고 비고시 출신은 4명으로 9.5%까지 떨어지며 다시 박근혜 정부 시절로 회귀했다.

◇ 본·지방청은 ‘슬림’하게…승진에서는 ‘본청 우대’

또한 윤 정부 국세청 인사에서 변화를 겪은 부분이라면 ‘인사기획과 신설’이 꼽힌다. 국세청은 인사기획과를 신설해 채용·전보·승진 등 인사관리틀을 구조적으로 재설계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정부 인력운영방안에 따라 향후 5년간 정원의 5% 정원 감축(1023명)을 선언했다. 또, 본·지방청의 정원을 핵심 기능 위주로 슬림화하고, 감축된 인원은 업무량 분석을 통해 일선 현장에 재배치(5년간 본·지방청 61명을 세무서로 재배치)하는 등 ‘현장 중심’의 조직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세청은 윤석열 정부 첫 업무보고에서 국세청 정원(`22년 10월12일 기준)은 2만1772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탄핵 직전인 `25년 3월31일 기준 국세청 정원은 2만1150명으로 622명을 감축했다. 이외에도 특별승진 비율 확대, 승진심사 주기 단축(연 1회→2회) 등을 실시했다.

그러면서도 국세청 조직의 ‘허리’이자 실무의 핵심을 담당하면서도 세무서장급인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하는 이들의 수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윤 정부 첫 서기관 승진 인사였던 `22년 상반기 총 24명이 승진하는 것을 시작으로, `22년 하반기 20명, `23년 상반기 22명, `23년 하반기 18명 등이 승진하면서 연간 40~44명이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승진 인원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29명이 승진하면서 58명으로 증가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는 무려 41명이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또한, 세종에서 고생 중인 직원들을 우대하는 차원에서 본청 승진 비율도 대폭 증가시켰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취임 후 첫 서기관 승진 인사인 작년 하반기 인사에서 29명 중 70%에 달하는 20명을 본청 근무자 중에서 승진시키며 본청의 승진 비중을 대폭 증가시켰다. ‘일 하나는 제대로하는 국세청’을 만들겠다는 초석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에 따라 50%대를 유지했던 본청 승진 비율은 작년 하반기부터 60% 이상을 유지 중이다. 작년 하반기 본청 승진 비율은 69%, 올해 상반기 본청 승진 비율은 6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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