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중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는 두 개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지난 `20년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액인 국세 10조원 탑을 수상했다. 고액 납세의 탑은 정부가 세금을 많이 낸 법인에게 국가재정에 크게 기여한 점을 감안해 명예적 성격의 기념탑을 수여하는 것으로, 수여 첫해인 `04년 삼성전자가 국세 1조원 탑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매해 가장 많은 세금 냈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간이 흘러 지난 `20년 국세 10조원 탑을 수상했는데, 법인세를 1조원 이상 탑을 수상한 것은 포스코와 국민은행, 현대차 등 세 개 기업이며, 2조원 이상 탑을 수여한 것은 하이닉스가 유일한 만큼 삼성전자가 내는 법인세는 전체 법인세의 2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랬던 삼성전자가 작년 3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했다. 오랜 기간 법인세 납부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가 창업 이래 세금을 내지 못하게 된 것은 `72년 이후 52년 만의 일이었다.

지난 `22년 반도체 불황으로 삼성전자의 경우 `22년 11조52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4조6721억원 적자를 내면서 지난해 3월 이들이 신고한 법인세는 ‘0원’이 됐다.

법인세수를 지탱해 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적자를 보며 세금을 내지 못하자, `22년 103조6000억원이었던 법인세수는 이듬해 80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3조2000억원이 줄었다. 이후 법인들의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측이 나왔지만, 결국 지난해 법인세수는 62조5000억원으로 `22년 대비 41조1000억원 급락했다.

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통령 탄핵 정국에 경기가 좋지 않았고 법인세 절벽 현상이 더해지며 세수 펑크는 `23년 56조4000억원에 이어 `24년 30조8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2년간 세수 결손액만 87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올해의 경우 올 상반기 걷힌 국세수입이 작년보다 21조5000억원이 증가하면서 세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인세가 45조원이 걷히면서 전년보다 14조4000억원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작년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법인의 이자, 배당소득이 증가하면서 세수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세계시장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세금 납부액이 늘어나는 추세고, 삼성전자도 테슬라와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세계 반도체 업황 개선이 이루어지며 법인세 납부액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정부가 거두겠다고 계획한 법인세는 83조6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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