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9일 전국세무관서장회의 인사말 전문 이례적 공개

 

김덕중 국세청장은 29일 전국의 세무관서장 및 본,지방청 관리자 263명이 모인 가운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열어 ‘국세행정 쇄신방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관리자들이 솔선수범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왜 지금 청렴을 강조하고, 또 쇄신해야 하는지를 차분하면서도 강하게 호소했다.

 

국세청은 이날 김 청장의 당부 말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전문을 그대로 싣는다.

 

1. 인사말씀

 

전국에서 오신 관리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양한 납세자를 응대하고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든든하고, 어떤 어려움도 잘 극복해나갈 거란 믿음이 듭니다.

 

오늘 회의는 최근의 안타까운 상황을 극복하고 국세청의 역할을 제대로 잘 하여 국민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2. 국세행정에서 청렴의 중요성

 

제가 국세청장으로 취임할 때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을 국세행정 운영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여러분과 공유한 바 있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하면서, 청렴한 세정이 이루어질 때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높아지는 성실납세의식이 첨단 전자세정, 우수한 행정력과 어울리면서 국세행정의 공정성과 효율성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렴에 있어서는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청렴의 수준을 국민의 눈높이로 조속히 끌어올리고, 세수의 안정적 확보,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정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되었습니다.

 

3. 국민이 바라는 국세청의 모습

 

국민들은 상식에 맞는 공정한 세정을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관리자를 비롯한 모든 국세청 직원들이 보다 청렴해지길 원하고 있습니다.

 

세정 생태계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습니다. 너와 나만 아는 비밀은 더 이상 없으며, 과거의 비정상을 정상화하려는 구체적인 입법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아마 win-win 전략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너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전략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win이 하나 더 추가되어야 합니다. 너와 나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win-win-win이 될 때 너와 나의 관계가 지속가능할 수 있으며, 우리 사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탈세를 눈 감아 주는 행위가 당사자 사이에서 win-win이 될지라도,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 뿐만 아니라 변화된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납세자는 성실납세하고, 국세청은 공정과세를 실현하여 국가 전체적으로 재정이 튼튼하고 조세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국세행정의 모습일 것입니다.

 

4. 쇄신방안의 실천

 

국세청의 핵심 관리자 여러분!!!

 

국민들이 바라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국세청이 제대로 변화하고, 국민들이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어야 국세청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보다 굳건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발표하는 쇄신방안은 몇 사람만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지방청장, 국장을 비롯한 많은 간부들이 수 차례의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국세청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마음을 모은 의미 있는 결과물입니다.

 

공사생활에서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실천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때로는 많이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관리자가 참여하여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우리청의 어려운 상황을 인식하고 있기에 제대로 실천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높고 공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사사로운 손님을 물리칠 줄 아는 ‘병객(屛客)’을 실천해야 한다는 목민심서의 가르침을 새겨 저부터 지금 이 시간 이후로 대기업 관계자와 사적으로 부적절하게 만나지 않겠습니다.

 

이것이 ‘외부와 담을 쌓겠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공적이고 공개적인 만남과 소통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현 정부에서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정부 3.0은 납세자의 어려움 등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관계자와의 부적절한 사적 만남을 자제하는 것이 공적인 업무수행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균형 있게 실천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제가 종종 제 자신을 돌아볼 때 활용하는 ‘Newspaper test'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신이 한 행동이 언론에 공개되었을 때 과연 떳떳할 수 있는 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자신의 답변에 따라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생활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자기통제(Self-control)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5. 국세행정의 미래

 

관서장을 비롯한 관리자 여러분, 향후 국세청의 미래는 여기 있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는 만큼 오늘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쇄신방안의 성공 여부는 저를 비롯한 고위 관리자 여러분들의 솔선수범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위 관리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차곡차곡 쌓여나갔을 때 향후 5년, 10년 후 국세청의 모습이 어떻게 될 것이라 상상하십니까?

 

우리의 후배들은 자긍심을 갖고 떳떳하게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국세청은 국민으로부터 진정으로 신뢰받는 기관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고위 관리자들에게 주어진 책임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6. 맺음말

 

이제 올해도 4개월 남짓 남았습니다.

 

월별 세수관리, 정기국회 업무, 체납정리 등 아직 산적한 현안이 많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하경제 양성화, 세수 확보 등을 위해 애써 온 2만여 국세공무원의 노력과 땀이 헛되지 않도록 연도 말까지 더욱 분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청은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슬기롭게 극복해왔고, 일 하나는 제대로 잘 한다는 훌륭한 전통과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본 업무를 조용하면서도 내실 있게 추진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최선의 대응입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가 서로의 마음을 모아 더욱 발전된 국세청과 국세행정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합시다.

 

항상 건강하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세정일보는 공평한 세상을 꿈꿉니다

저작권자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