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의 꿈’…법학대학원, 호주 시드니대학 국제조세 석사, 미국회계사까지
1년 6개월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수습 세무사 등 실무적 교육에 중점

'청년정신'으로 무장…세무대학세무사회 선정, 첫 ‘올해의 세대인’에 선정
 

지난 2016년 11월부터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을 맡아오고 있는 이동기 세무사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6월 12일 서울지방세무사회 회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조금 빠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과감한 도전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더 많다.

5500여명의 회원들을 이끌어갈 리더십과 능력 있는 회장을 표방하며 선거 전에 뛰어들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26일 세무대학세무사회가 주최한 조세포럼 및 장학금 수여식에서 ‘올해의 세대인’으로 뽑혔다. 세무대학세무사회가 생긴 이래 첫 수상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격을 폐지하는 세무사법개정 과정에서 한국세무사고시회장으로서 크게 기여해 세무사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세무대학 세무사회 위상을 높였다는게 수상의 배경이다.

이동기 세무사는 지난 1991년 3월 첫 발령지로 종로세무서에서 국세공무원으로 출발했다. 4년 4개월 동안도 부가세과, 동작세무서 소득세과, 개포세무서 소득세과 업무를 끝으로 퇴직을 했다. 그리고 2년 정도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의 어린시절 꿈은 변호사였다. 그래서 법대를 가려고 했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그는 부친이 돌아가시자 그 꿈을 접었다. 가정 형평상 국비 혜택이 있는 세무대학을 진학했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도 변호사의 꿈을 간직하고, 20여명으로 사법고시반을 만들어 공부를 계속 했다. 하지만 사법시험만 매달려도 힘든데 두 가지 공부를 하는 것이 쉬울리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세무서에 발령을 받으면서 행정고시를 준비했다. 어차피 공무원으로 4년을 의무복무를 해야 했기에 이왕이면 행정고시에 합격해 좀 더 나은 공무원직을 수행하고 싶었다.

그래서 종로세무서 재직시 휴일을 이용, 도서관 등에서 1년6개월 정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1.5점 차이로 아깝게 떨어졌다. 부가세과로 발령받아 업무량이 늘면서 시간이 부족했고 이어 동작세무서로의 발령과 함께 결혼까지 하면서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어려웠다. 결국 현실을 받아들이고 세무사 시험을 준비했다. 운좋게 1년 만에 합격하게 됐다.

◇ 세무사시험 준비 운좋게 1년만에 합격…8월이면 개업 21년차

공무원을 계속하지 그랬냐고 물으니, “군대처럼 경직된 공무원 조직사회가 싫었다”고 말했다. 1995년 6월에 퇴직을 하고, 7월부터 세무사 시험 준비에 들어가 1996년도 4월에 1차, 7월 말에 2차 합격을 했다. 준비기간을 거쳐 1997년도 세무사수습을 받고 8월 동작세무서 관내 사당동에서 개업을 했다. 그리고 반포에서 2년 정도, 역삼동 10여년을 거쳐 서초동으로 옮겨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는 8월이면 개업 21년이 된다.

세무사 개업후 이 회장은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그가 꿈꿔왔듯이 성균관대 법학과 3학년에 편입해 법학사와 고려대 정책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공부를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호주 시드니대학 로스쿨에서 국제조세석사를 취득했다. 2년 동안 한국과 호주를 14번을 왔다갔다 하며 공부를 했으며, 미국회계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왜, 미국회계사 취득을 했느냐”고 했더니, “영어에 관심이 있었고, 세무사를 하면서 변호사나 회계사에 비해 가치가 낮아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변호사의 경우 세무사 자격을 덤으로 자동 부여하지 않았나. 그래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보자고 마음먹었고, 국제조세 공부를 하게된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내 자신이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준비되어 있어 당당하다. 많지는 않지만 외국 기업들의 업무도 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세무사회 정책개발이나 연구활동 참여…싱크탱크 역할

이 회장은 한국세무사회에서 정책개발이나 연구 활동 등을 주로 함으로써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 지난 2000년경 조세연구포럼 창립멤버로 참여해 1,2대 감사를 지냈고, 도서대여용역을 면세로 해줘야 한다는 내용의 논문 발표를 하는 등 연구 활동을 열정적으로 했다. 실제 연구발표가 정책에 반영된 경우도 있었다.

그는 또 한국세무회 각종 위원회 참여해 세무사회 발전에 기여했다고도 밝혔다. 조세제도연구위원으로 10년 넘게 활동했으며 세무사법개정위원, 법제위원회 위원, 국제협력위원회를 비롯해 성년후견인지원센터 운영위원에 참여했다. 특히 2010년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세아 오세아니아 세무대리인총회(AOTCA)에서는 영어로 납세자보호관제도에 대해 한국과 미국제도를 비교하여 나가야할 방향을 발표하는 등 한국의 대표적 세무사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세무사회 조세제도연구위원회에서 매년 정부에 건의하는 세법개정안 검토에 참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가 고시회장을 맡은 이후부터 고시회는 ‘역동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대해 세무사고시회 명의로 논평을 내기도 했다. 공평한 세제를 만들라는 내용이었다.

또 고시회는 ‘세무사의 조세소송에서의 역할확대 방안’을 주제로 2017년 9월 일본전국청년세리사연맹과 간담회를 고려대에서 갖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는 세무사가 세무관련 소송에 변호사의 조력자로 참여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참여해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제도 폐지에 온 몸으로 앞장선 것은 그가 젊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한 것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 세무사고시회장으로 변호사자동자격 폐지 1인시위 주도…세무사들의 결기 드러내기도

고시회장 취임 후 보름정도 뒤인 2016년 12월부터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동자격 부여 폐지하는 세무사법 개정안 국회 처리 촉구활동을 시작하여 1년간이나 이어갔다. 그해 11월 30일 국회 기획재정위를 통과했지만, 12월 7일 열린 법사위에서 유보되자 이 회장은 그날 “조세전문성 없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에 즉각 처리를 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세무사들의 결기를 유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성명서에 그치지 않고 12월 14일부터 국회 앞에서 1인시위에 들어갔으며, 5000명 정도의 회원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2017년 2월 27일 국회 법사위원들에게 제출했다. 하지만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되지 않았고, 2017년 1월 임시국회가 열리자 임원들과 함께 또다시 1위 시위에 돌입했으나 2월 24일 법사위는 또 무산되었다.

다시 3월에 임시국회가 열렸고, 고시회는 4차 1인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4월부터 탄핵정국과 맞물려 국회는 열리지 않았고, 바로 대선정국에 들어섰다. 4월 15일 대선후보들에게 세무사법 개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원서를 5개 정당 대선후보자에게 보냈다.

5월 대선이 끝나고 7,8월 임시국회는 정부조직법 개정 이슈 때문에 세무사개정안은 저만치 밀려나 있었다. 그리고 9월 들어 정기국회가 열리면서 5차 1인시위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세무사회의 노력으로 11월15일 세무사법개정안 직권상정 요청서가 국회의장실에 제출됐다.

물론 법사위는 열렸지만 처리는 불발됐다. 이 회장은 12월 4일자로 중앙일보에 세무사법개정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료는 고시회, 세무대학세무사회, 세무법인협회와 일반회원들의 후원을 받아 충당했다. 드디어 전 세무사들의 노력의 결실이 맺어졌다. 12월 8일 세법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 그러면서 고시회는 그동안의 노력을 다 보상받은 듯 기뻤다.

▲ 지난 4월 26일 제9회 세무대학세무사회 조세포럼 및 장학금 수여식에서 올해의 세대인으로 선정되어 수상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동기 고시회장이 남긴 족적은 고시회 회장으로서 세무사에 맞는 특화된 교육을 실시했다는 점도 평가되고 있다.

세무조사 실무교육, 비영리법인에 세무 실무교육, 금융세무실무교육,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으로 인한 양도세 실무 등 1000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교육을 했다. 여기에 개정세법은 2017, 2018년 모두 1월초에 발 빠르게 교육을 해 업무에 도움이 되도록 했고, 이때 600여명이 교육을 받았다.

이 회장은 이외에도 매년 630명 정도의 세무사가 새로 출발하는데, 세무사로서 진로 지도를 위한 수습세무사 멘토링 특강을 하면서 고시회의 역할을 자리매김하고 있다. 첫발을 내딛는 수습세무사들이 현장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시회는 청년세무사학교를 5년 미만의 세무사들의 자립을 지원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고시회의 가장 큰 사업이기도 한 세무실무편람을 매년 5000여부 정도 발간해 회원들에게 배부하고 있고, 세무회계사무소 업무가이드도 2000부 거의 원가로 판매해 실무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 업무시기별 처리할 일 등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무일정, 거래처 수임부터 해임까지 업무절차, 기장업무 주의사항, 세무신고 중점사항 등의 내용에 자세하게 수록돼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

이동기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4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세금을 알아야 부가 보인다’라는 책을 펴낸바 있다. 2014년 초판에 이어 2018년 개정판을 내 반응이 좋았다. 이외 MBN ‘알토란’ 프로에서 세금 이야기도 방송했으며,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1 라디오 세무상담 프로그램에 10개월 동안 출연하기도 했다.

이밖에 공동으로 펴낸 ‘알기 쉬운 세무실무’에서 부가세 부분을 썼으며, 매년 이 작업은 해오고 있고 2016년 ‘세무실무편람’에서 2비거주자 및 외국법인에 대한 원천징수 실무, 2017년 외국계 법인에 대한 세무 관리를 내용으로 공동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 세무사로서 개인적인 철학을 물었더니 “월간회계 잡지에 세무사시험 합격수기를 게재하면서 ‘진인사 대천명’을 제목으로 썼다. 어떤 자리에 있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는 나의 확고한 생각이고 신념이다”라고 말했다.

[이동기 고시회장은?]

△세무대학 내국세학과 졸업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고려대 정책대학원 재정학과 졸업(경제학 석사) △호주 시드니대학 로스쿨 졸업(국제조세석사)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 취득 △국세청 근무(4년 4개월) △기획재정부 세제실 근무 △세무회계 조이 대표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상공회의소 세법 강사 등 다수 △신안산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조세연구포럼 감사, 이사, 부회장 △한국세무사회 조세제도연구위원 등 다수 위원 역임 △전경련 중소기업혁신센터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현) △서울시 공익감사단위원(현) △한국세무사회고시회 회장(현)

저작권자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