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호영 세무사

요즘 골프 애호가들에게는 계절적으로나 골프장 컨디션 면에서 최상의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도 골프를 취미 생활로 즐기는 입장이나 골프를 통해서 파산 지경에 이른 것은 기쁜 소식은 아니지만 연이자 360% 고리 사채에 파산을 신청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골프 애호가나 동호인들께서 고리 사채 빚을 지고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심정으로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부여잡고 글을 써본다.

나는 현재 세무사라는 서비스업을 하는데 반평생 국세청등에서의 공직 생활 등 외 다른 사업을 해오던 것도 아니고 내 인생 여정에는 빚을 지고 살지도 않았지만 그렇게 살지도 않겠다는 가치관으로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오늘 날까지 빚을 진다든지 보증을 서는 등으로 낭패한 일없이 무탈하게 살아왔노라고 자평을 해 본다.

그리고 농사일 지으시며 소박하시기만 하시던 저의 아버님께서도 "너는 신라 석탈해 왕의 60대손이다. 그러니 늘 왕손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말고 남자로서 놀음이나 도둑질만 빼고는 많은 것을 경험하며 살거라"는 유훈의 말씀도 남겨 주셨다. 그리고 석씨 종중에서는 경주 탈해왕릉에서의 제사시 영광스럽게도 나에게 초헌관을 봉해 주어 제주의 역할을 부여해 주기도 하였다.

또한 가방 끈은 짧으셔도 유난히 언변이 논리적이시고 설득력이 좋으시며 사리 분별이 확실하시고 인자하신 어머님께서는 아버님 말씀에 더하여 "남자는 불의 앞에서 비굴하거나 당당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라고 초나라의 항우를 격퇴하고 한나라 초대 황제가 된 한고조 유방의 후손다운 가르침을 주셨다.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는 험난한 정의 길을 택하라는 의미였던 듯하다.

그래서 나 또한 그런 아버님과 어머님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깊이 새기며 일거수일투족 일사일언인들 가급적 경거망동하거나 부화뇌동함이 없이 나의 컬러있는 정체성을 견지하면서도 주위와 조화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했던 측면이 있었던것 같다.

사람이 살면서 초년고생은 사서도하고 중년 고생은 감내 한다고 하는데 말년 고생에 처하게 되면 요즘의 백세 시대에는 대재앙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는 취미나 건강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다면 재앙의 정도는 더 크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나는 불운하게도 예상치 못했던 그러한 어려움에 현실적으로 처하고 말았다. 사실인즉슨 아버지께서 하지 말라고 유훈으로까지 말씀하신 놀음 중 골프 놀음에 빠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많은분들께서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시겠지만 나의 경우에 있어서는 골프라는 운동이 현재까지는 내 취미 생활의 한복판에 있었음에 솔직히 부인할 수가 없다.

물론 많은 분들께서 골프를 즐기시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골프 애호인이나 동호인분들께 골프장에서의 사채에 대한 큰 경각심이 될 듯하여 부끄러움 무릅쓰고 나의 취부에 대해 글을 쓰게 되었다.

골프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 여러 좋은 벗들과 해외여행도 겸하고 골프를 통해서 사람도 만나 대인관계를 맺고 그들과 부딪히며 삶의 지혜도 나누고 인격도 도야하며 때에 따라서는 잡지식이나 유용한 정보를 얻게 됨은 물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 건강을 증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또한 100세 시대가 화두인 요즈음 건강한 장수는 허벅지와 장딴지의 근육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지만 그런 장딴지 근육을 키우는데도 당연히 골프 운동이 한몫을 함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이점에 대해서는 많은 동호인들께서 동의 하리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삶에 유익함을 많이 느꼈던 듯하다.

하다 보니 우연히 골프를 직업으로 하는 프로선수도 평생 한번 할까 말까 하다는 홀인원도 3번씩이나 하는 행운을 갖게 되었고, 그것도 두 번째 홀인원은 첫번째 홀인원한 친구들과 기념라운딩을 하면서 했으니 그런 행운이 세계 70억명 인구 중에서 몇 명이나 될까? 분명 행운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한참 골프에 빠졌을 때는 매년 한 인터넷신문에서 주관하는 골프대회, 세무사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과 일부 기업에서 재무업무에 종사하는 임원들 등이 참여하는 대회다. 내가 그 대회에서 롱기스트를 포함하여 5번 참가하여 1.2.3등을 쭉 했다는 것도 사실상 나로서는 믿기 어려운 기록이기도 했다.

또 노르웨이 여행 중 북극해를 8인승 보트로 시속 80여킬로미터로 한 시간 정도 파도를 가르며 달려서 백야에 골프 치던 추억은 정말 멋지고 환상적이며 이색적이고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그 외 골프라는 운동을 떠나 아름다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감동적인 순간들이 많았다.

이렇게 나에게 있어서 골프는 너무나 좋은 취미 생활이었다. 사실은 무엇이든 취미 생활은 취미 생활로 즐겼어야 됐고 그렇게 해왔지만 그러나 인간으로서 어느 순간 가능성이 보이는 도박 등 유혹에 빠져들지 않기는 쉽지가 않았다. 그 점이 인간적 본성일지도 모른다는 자위를 해본다. 나도 그 덫에 걸리고 만 것이다.

결국 나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잠깐 외면하여 노름 골프에 빠짐으로서 낭패를 당하여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고 말았으며 부끄러워서 말을 못하다가 골프를 즐기시는 모든 분들께서 혹여 나와 같은 불행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사명감에 부끄럽지만 고백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팔팔한 청년으로 건강하고 열심 노력하면 못살아가겠느냐는 굳은 각오로 여러분께 티 내지않고 부모님께서 가르침을 주셨듯 언제나 겸손하되 당당하게 삶에 임함으로서 파산해도 비굴하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가려 한다.

나는 평소 생각하기를 대통령의 삶이나 노숙자의 삶이나 인간으로서 주어진 공간과 시간 속에서 나름대로 동선을 그리면서 살아가는 인생여정은 외양은 달라도 비슷하다는 입장이고 나 스스로 호기심을 발동하며 다양한 삶을 느끼고 즐기기 때문에 힘은 들어도 두렵지는 않을 것 같다.

파산 절차가 깔끔하게 마무리 되면 내가 절간이나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골프 애호인이나 동호인분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또다시 푸른 잔디의 골프장에서 백구를 하늘 높이 날리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듯하다. 이런 모습이 되고 보니 삶이 정말 허무하고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누구한테도 동정심을 받고 싶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다.

소위 골프 놀음으로 인하여 달러($)돈 이자보다 아니 최고 이자율 규정에 의한 법정 이자율보다도 15배 정도나 높은 360%라는 초고리 사채로 인하여 파산하게 된 디테일한 경위에 대해서는 나의 파산 절차 마무리 후 많은 골프인들께 교훈이 되도록 소상히 사례를 전할 예정이다.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은 역시 동서고금 역사의 교훈처럼 저와 가까운 친구였다. 가까운 사람이 늘 문제다.

기쁘지 않은 소식이어서 송구하지만 고리 사채와 도박에 대한 경각심을 갖자는 차원에서 나의 부끄러운 부분을 용기내어 알리게 되었으니 이해해 줄 것으로 믿어 본다.

다만 최고 이자율에 대한 법정 이자율 보다 높은 도박 사채 이자를 갚아야 될 의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희망을 가져 보기는 한다.

사례인즉슨 친구들과 골프 라운딩시 지갑을 못가지고 나와 호주머니가 파산 상태였다. 캐디피도 줘야하고 타당 100원짜리 놀음이라도 하려면 5만원 정도가 필요하여 동반자에게 사채한 후 다음 날 5만1000원을 송금하였다.

원금 5만원에 대해 이틀 만에 지급한 1000원의 이자를 연리로 환산해보니 360%였다. 싱거운 농담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고리사채와 도박을 조심해야 되겠다는 교훈은 하나 건졌다.

녹음이 농염한 찬란하고 좋은 계절에 방에서 과감히 탈출하여 연습장으로 골프장으로 산으로 들로 자연과 함께하며 늘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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