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건물 사무환경 좋지 않아…법인‧재산세과 인원 부족해 업무과중”
국세공무원, 업무능력은 기본…최고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실력 배양해야“

 

“동대문세무서는 전통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서 특유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납세자분들의 연령분포도 인생의 경륜이 높은 납세자들이 많은 편이어서 이해심도 깊고 직원들도 조용히 물 흐르듯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제48대 동대문세무서장을 맡고 있는 정병룡 서장의 동대문세무서 직원들과 납세자들에 대한 생각이다.

정 서장은 1963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원주고, 국립세무대학(2기)을 졸업한 뒤 8급으로 국세청과 인연을 맺어 국세공무원의 길을 걷고 있다.

세무대학 시절부터 나름대로의 공직관을 키워왔으며 34년이 지난 지금, 뼈 속까지 국세공무원이라는 자부심과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직원시절 일찌감치 세무사시험을 합격했지만, 개업보다는 천직이라고 여긴 공직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종로세무서 법인세과, 국세청 소득세과, 종로세무서 민원실, 성남세무서 조사과, 국세청 심사2과, 서초세무서 세원관리과(부가세), 국세청 법규과에서 근무했다. 사무관으로 승진해서는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 국제조사2과, 국세청 법규과에서 근무했으며,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기관장인 첫 세무서장으로서의 부임지는 공주세무서였다.

이후 중부청 개인납세1과장, 안산세무서장을 지낸 뒤 현재 동대문세무서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금 동대문세무서장으로서 그에게 주어진 일은 관내 납세자들의 편의를 돕는 것, 그리고 성실납세를 위한 세무서 차원의 고민이라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일 년 중 가장 큰 농사인 지난 5월 종합소득세신고를 잘 넘긴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납세자들이 평소보다는 신고기간에 더 많이 세무서를 방문하고 있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신고기간에는 무엇보다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했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내방객이 많지 않아 전통시장 상인회와 간담회를 가지는 등 납세현장에서 소통하면서 세정을 운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납세서비스가 멀리 있거나, 멀리서 찾기 보다는 적시에 그 업무를 처리해 주는 것도 최상의 납세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면서 빠른 업무처리를 강조했다.

동대문세무서 관내 사업자 분포는 청량리시장, 약령시장, 경동시장 등 장사에 바쁜 납세자들이 많다는 점에서도 ‘빠른 업무처리’라는 세정의 컨셉에 눈길이 갔다. 동대문세무서에는 또 동아제약, 대상 등의 대형법인과 중소규모의 기업들도 제법 분포돼 있다.

일선 세무서장으로서 세정을 펼치는데 불편한 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청사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즉답했다. 에어컨 빵빵하게 켜진 아파트 고속엘리베이터에 익숙한 납세자들이 세무서를 방문만 하면 불편할 것이라고 평소 절감했던 부분이었던 것으로 읽혔다.

동대문세무서는 1979년 8월 지상4층 지하1층으로 준공되어 딱 40년 된 건물이다. 그렇다고 당장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도 없고, 대안으로 납세자들이 많이 찾는 재산세과를 4층에서 1층으로 옮겼다. 하지만 중랑세무서가 분서(2017년 4월)되면서 나아지긴 해지만 사무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는 또 일부 휴직 등 결원은 적은 편이지만 구조적으로 법인납세과와 재산세과는 업무량에 비해 인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숨기지 않았다.

◆ ‘미워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자’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말 좋아해

정병룡 서장은 “중학시절부터 ‘미워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자’는 말을 많이 생각하면서 살아왔으며, 또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말도 자신의 인생과 같이 해왔다”고 소개했다.

34년 공직의 길을 걸어오면서 어떤 일이 주어지던 호불호를 떠나 “‘그 자리가 내 자리다’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일하다 보니 지금의 자리(서장)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소회했다.

내친 김에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인생의 노하우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답변을 미리 준비라도 해 놓은 듯 “실력배양을 많이 하라. 무조건 자기실력을 단단히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전 세무사시험(99년)에 합격했다. 30대 중반이었고, 7급 시절에 주경야독으로 공부했고,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마음에서 죽어라 공부를 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퇴직하여 세무사로 개업을 했더라면 돈은 더 벌었을 것”이라면서 특유의 호탕한 웃음으로 넘겼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는 어떤 공직자관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후배들이 아닌 지금 세무서 직원들과는 어떤 소통을 하고 있을까.

그는 동대문세무서장으로 부임하면서 3가지를 주문했다고 털어놨다. ‘법과 원칙에 따라 기본업무에 충실해야 하고, 실력 배양, 그리고 사무실 직원 간의 소통과 화합을 해야 한다’는 것. “법과 원칙에 따른 업무처리와 실력배양은 어쩌면 공직자 그것도 국세공무원으로서의 당연한 것을 말한 것이고, 직원간의 소통은 소통이 활성화되면 사무실이 가족 같은 분위기가 되면서 힘든 일이 있어도 사무실 출근하기가 즐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강조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국세공무원은 기본적 소양이 있기 때문에 직원간에 소통과 화합이 잘 되면 업무는 자동적으로 잘 되게 되므로 직원간의 소통과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업무를 하던지 그 분야에 최고가 되어야겠다는 자세로 깊이 있게 연구하면서 전 부서를 돌다보면 베테랑이 될 수 있다”는 말로 실력 배양의 중요성을 에둘러 강조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그는 동대문세무서를 참 좋아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는 몇 번이고 (동대문세무서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말을 했다.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기분 좋게 하는 묘한 매력이라고 했다.

그는 “세수규모가 그렇게 크지도 않고, 관내에 대법인이 많지도 않고, 중소기업 위주로 세원이 분포되어 있어서 그런지 안정적인 것 같다”고 했다. 또 “세무서 내에 어린이집이 있어서 출근할 때 아이들과 출근했다가 퇴근할 때 자녀를 데리고 집으로 귀가할 수 있어서 여직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별히 톡톡 튀는 직원도 없고, 전체적으로 인적구성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세무서 분위기가 편안하다. (세무서의)역사와 전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도 했다.

[정병룡 서장은]

▲1963년 강원도 평창 출생 ▲원주고, 국립세무대학(2기) ▲84년 국세청에 입문 ▲종로세무서 법인세과 초임발령 ▲서초세무서 세원관리1과 ▲국세청 법무심사국 법규과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 국제조사2과 ▲2008년 사무관 승진 ▲국세청 징세법무국 법규과 법인계장 ▲2013년 서기관 승진 ▲공주세무서장 ▲중부청 성실납세지원국 개인납세1과장 ▲안산세무서장 ▲현 동대문세무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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