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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중부국세청 조사국에 덜미 잡힌 합판거래의 ‘내밀한 수법’

채흥기 기자l승인2019.03.13 09: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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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청 4국, 인천 소재 A사 등 가족관계 4개사 물품없이 계산서만 발행

2017년 현대글로비스 1200억원대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이후 ‘최대 규모’

11일 인천지법 형사12부 3차 심리 벌여…중부청 4국 조사관 세세한 증언
 

연매출 800억원대로 국내 최대 목재 합판 유통회사 대표이자 관련업 협회장으로도 활동하면서 자신의 회사 연매출보다 많은 900억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해 회사 매출을 부풀리고 탈세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P씨에 대한 공판에서 국내 합판유통업의 탈법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는 지난 2017년 인천 소재 현대글로비스가 1200억원대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는 사건 이후 최대 규모로 전해지고 있다.

P씨는 특히 관련업종 협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합판 목재 유통 업체가 모여 있는 인천 북항에 위치하고 있으며, 구속된 A사의 대표 P씨는 82개 목재합판유통업체가 회원으로 있는 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82개 업체는 국내 목재합판 유통의 70% 정도를 담당하고 있고, 북항 인근에 몰려있다.

인천에 소재한 국내 최대 합판 수입, 유통회사로 알려진 A사는 특히 ㈜B사, ㈜C사, ㈜D사를 설립해 사위와 아내, 아들, 딸이 회사 대표를 맡거나 중요 직책에 있는 특수관계 회사를 운영하면서 물품(합판)은 창고에 그대로 둔 채 이들 4개 업체가 약 885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을 발행해 매출을 부풀려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현재 모회사 격인 A사 대표인 P씨와 거래업체 회사 대표 B씨는 특가법(허위세금계산서 교부) 위반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중이며, P씨의 사위인 K(J사 대표)씨는 역시 특가법(허위세금계산서 교부)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주심 송현경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오후 3차 심리를 열어 당시 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 담당 조사관인 K씨와 시중은행 지점장이었던 Y씨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특수관계에 있는 이들 4개 업체가 약 885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했으며, 현재 구속돼 있는 B씨는 384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 발행과 함께 39억원 상당의 회사 돈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또한 P씨는 횡령한 돈을 주식 등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자체 전산시스템을 통해 적발한 후 세무조사를 벌여 명백한 3000여건의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건을 밝혀내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부가세 관련 가산세 56억원을 부과하고, 이들 업체의 부당한 거래에 가담한 서울 소재 H사에 대해서는 관할 세무서에 통보해 검찰에 고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증인 신문에 앞서 변호인 측은 허위세금계산서 발행이 영리목적이 아니었고, 법인에는 특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조세범처벌법은 공소시효가 만료됐으며, B씨가 가공거래에 대해 부인하고, 형령 부분에 대해서는 39억원 중 3억8000만원 정도를 주식에 투자해 손실을 가져왔을 뿐 나머지는 급여 등으로 정당하게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A사는 P씨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나머지 회사는 P씨와 사위와 아내가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사위가 대표로 있는 J사는 K씨 20%, P씨 아들과 딸이 각각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중부지방국세청 소속 K조사관은 4개의 특수관계 회사에서 이뤄진 거래 중 품목과 수량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만 조사를 했으며, 의심은 가지만 확실하게 입중하지 못한 부분은 조사나 고발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P씨의 사위가 대표로 있는 J사가 서울 소재인데 현재 인천에 있는 사건 회사 A사와 B사가 있는 장소에 K씨가 책상 하나만 놓고 업무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으나, K씨는 K조사관을 만난 적이 없다고 변호인을 통해 부인했다.

이에 대해 K조사관은 세무조사에 있어 현장 확인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써 회사에 가서 직접 K씨를 만나 답변을 들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K조사관은 자금거래 등을 조사해보니 자금을 A사가 물품대금을 송금하고 한나절이나 하루 만에 다시 A사로 돌아오는 이상한 거래로 일반적인 상거래는 아니라고 판단했으며, 자금결재 시 기업은행시스템을 사용했는데 ID가 P씨의 딸인 R상무로 동일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특이한 사항은 특수관계로 시작해 특수관계로 끝났고, 실물(목재 합판)의 이동이 없었다”면서 “세무조사 당시 영업담당이 있었으나 P대표가 직접 관리한 파일을 확보했다”고도 답했다.

검찰 측이 가공거래로 판단한 이유에 대해 묻자, “도매업의 경우 판매할 경우 반품, 불량 등에 대해 대금결재 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으며 마지막에 일괄적으로 처리했다”면서 “다른 업체 T사 대표(P씨 아내)는 남편이 시켜서 했다는 말을 딸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거래(가공거래)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도 K조사관은 “금융기관 대출 목적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은행대출에 필요한 부가세 증명 관련 서류를 보여주자, “국세청에 발행한 부가세납부증명서를 은행에 제출하면 신뢰를 준다”고 답했다.

이를 바탕으로 J사는 2013년 20억원, 2014년 37억원, 2015년 58억원 상당의 매출을 은행에 제출해 45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조사관은 인천 북항에 있는 유사업체를 조사해 본 결과 이러한 사례는 한건도 없었으며 이같은 사실이 다른 업체에도 있었으면 조사를 했었을 것이라면서 조사 이후 정상거래가 이뤄지면서 거래가 많이 감소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K조사관은 회계담당 상무인 딸의 PC에서 ERP를 조사한 결과 품목이 일치된 것만 조사에 넣고 입증하지 못한 것은 제외시켰으며, 가족관계에 있는 4개 업체에서 동일한 날짜에 한 번에 이체가 이뤄졌고, 유통과정이 여러 단계에 걸쳐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K조사관은 덧붙여 “세금계산서 발행 전 문제가 있으면 수정세금계산서를 발행하든지 아니면 없었던 것으로 하면 되는데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세무서에서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수정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K조사관은 실제거래라면 단가가 달라져야 정상적인데, 10일이 지났는데도 단가변동이 없었고, 다른 업체에 판매한 P사가 재매입하는 과정에 쪼개고 합치는 과정을 거쳤는데, 수량이 많고 금액도 엄청나다고 밝혔다.

K조사관은 이어 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 자체 자문위원회에서는 총 7명의 위원 중 4명이 과세가 부당하다고 했으며, 3명은 과세해야 한다고 해 부결됐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안이 중대해 검찰에 고발했다는 당시 상황도 첨언했다.

K조사관은 이 사건과 관련, 현대글로비스 사건과 비슷해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측도 이에 유사한 사건의 판례를 참고자료로 재판부에 제출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17년 남인천세무서로부터 1200억원대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후 매입한 혐의로 고발당한바 있다.

당시 수사결과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폐플라스틱 원료를 공급한 것처럼 꾸며 340억원 규모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했으며, 이후 거래처 7곳에 허위세금계산서를 연달아 발행해 규모가 1200억원대 이르러 특가법 및 조세범처벌법 혐의로 재판에 넘긴바 있다.

한편 심문과정에서 총 수만 건의 거래 중 세무조사 해당건수는 3000건에 불과하고 K조사관이 세무조사 과정에 의심되는 거래가 있었으나 입증치 못한 거래는 제외했다고 밝혀 검찰의 수사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채흥기 기자  chai92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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