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천세무서 하루 1천명 방문…올 신고인원 17만…22일까지 1.7만명 찾아

납세자들, “소액 세금은 ‘은행이나 동사무소’에서 처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난 4월 인천지방국세청 개청 후 인천시 구월동 및 남동공단을 비롯한 관내 납세자들의 방문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남인천세무서 종합소득세 신고현장을 23일 찾아가 봤다. 국세청 홈택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 및 근로장려금 대상이 확대되면서 세무서 신고창구는 여전히 쉬임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남인천세무서는 인천 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에서 버스를 타고 10여 분이면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몰려드는 차량을 정리하기위해 세무서 입구에는 공익근무요원과 직원들이 주차관리에 여념이 없었다.

종합소득세 신고창구는 세무서 1층에 마련돼 있었다. 납세자들의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보였다. 세무서에 들어서자마자 동시에 커다란 팻말이 신고창구를 친절하게 안내했다. 근로장려금 창구(2층)와 종합소득세 납부창구(1층)를 각각 구분하고 곳곳에 직원들을 배치하고 있었다.
 

신고창구에 들어서면 납세자들이 줄을 서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안내직원은 납세자의 신고업무를 확인하고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안내하는 역할까지 수행한 후 대기 장소로 안내했다.

남인천세무서에 따르면 이번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 인원은 17만 여명으로 지난해 15만 명보다 12.5% 증가했다. 근로장려금 신청 대상도 확대되어 지난해 4만7000명에서 올해 9만7000명으로 증가했다. 홈택스 확산으로 인해 내방 납세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고는 하나 여전히 많은 납세자들이 세무서를 직접 방문하고 있다는 것이 세무서측의 설명이다.

이날 종합소득세 신고 현장에서 직접 직원들을 격려하던 신방환 세무서장은 “남인천세무서의 경우 교통이 편리해 다른 세무서 관할 납세자들까지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며 “하루에도 800명에서 많게는 1000명이 넘는 납세자가 방문하는 만큼 최선의 납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모든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남인천세무서는 신고 창구만 25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고창구에는 납세도우미와 직원들을 포함한 35명이 상주하고 있다.
 

신 서장은 “다음 주 영세 소상공인을 포함해 세무사 자문을 얻은 개인납세자 분들이 또 한 차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틈틈이 간식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하기도 전 주차장에서 기분이 상하면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서 “남인천세무서의 차량 수용 범위는 70대 가량 이지만 하루에도 100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방문하는 만큼 주차 서비스에도 최대한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온라인 홈택스 이용 않고 세무서 방문한 이유, ‘가지각색’

숨가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남인천세무서 종합소득세 신고 창구를 방문한 납세자들이 온라인 홈택스를 이용하지 않고 세무서를 직접 방문하는 컴퓨터 사용의 어려움, 입력과정에서의 실수 등 가지각색이었다.

국세청은 지난달 금년도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를 하면서 원활한 종소세 신고 지원을 위해 온라인 홈택스 편의를 제공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손으로 간단하게 세금신고를 처리할 수 있는 ‘손택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세청은 “올해 근로장려금 및 종합소득세 대상자가 대폭 증가하고 모바일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모바일 전산 장비를 확충하겠다”며 “홈택스 앱을 5월 세금일정에 맞게 특화해 납세자가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제공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국세청의 이런 손택스 서비스 의지와는 달리 이날 남인천세무서를 방문한 50대 자영업자 A씨는 “컴퓨터를 잘 만지는 편인데도 인터넷 세금 납부가 생각보다 복잡했다”며 “국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일반신고, 근로소득신고, 추계신고를 선택해야하고, 또 연말정산 내역 확인하고 하다보면 한 두 시간 훌쩍 지나간다”고 토로했다.

특히 “요청한 대로 조회하고 입력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아 세무서에 전화도 해봤는데 혼자서 해결할 수 없어 그냥 세무서에 방문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A씨와 같은 상가에서 근무하는 B씨는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는 소리에 저도 사장님이랑 같이 해봤는데 젊은 친구들이야 인터넷을 잘 다루니 전화로 설명도 듣고 인터넷도 찾아가며 신고를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어려운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인천 구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C씨 역시 “만약에 인터넷으로 신고하는 과정에서 금액을 잘못 입력하는 등 실수가 발생했는데 이것이 나중에 큰 벌금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느냐”며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는 걱정을 하지 않으려면 세무서에서 직원들 얼굴보고 설명을 듣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설명했다.
 

30대 D씨는 조금 다른 이유로 세무서를 방문했다.

그는 “한 직장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무조건 종합소득세 신고를 다시 해야 한다고 동료에게 들어 세무서를 찾아왔다”며 “금액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건 좋은데 추가로 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나 세금을 줄일 수 있는(절세) 방법은 알려주지 않아 할 수 없이 세무서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D씨는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세금을 덜 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며 “절세를 위한 팁이나 방법도 함께 알려주면 휴가를 쓰면서 세무서를 방문할 일이 줄어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납세자 E씨는 세무서를 방문하지 않고도 소액의 경우 은행이나 동사무소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안동(인천)에 살고 있어 찾아오는 길이 멀지는 않았지만, 오늘 납부한 세액이 30만 원 정도인데 50만 원 이하나 100만 원 이하는 세무서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은행이나 동사무소를 방문해서 납부하면 될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은 아쉽다”고 토로했다.

특히 “아무리 세무서가 가깝다고 하더라도 우리 동네 은행이나 동사무소만큼 편하진 않다”며 “전기나 수도 요금처럼 종합소득세액을 우편으로 전해주면 은행에 이를 납부하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그 때 세무서를 직접 방문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뀌면 편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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