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재, “작년 매출 1천억 초과 기업, 10개 중 2개 세무조사…징벌적 징세행정 지양해야”
 

▲ 10일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박명재 의원(좌)과 질의를 경청하는 김현준 국세청장(우).

전체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은 줄고 있지만 매출액이 큰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포항남·울릉)은 국세청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매출액 100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이 2016년 14.8%(3502개사 중 519개사), 2017년 16.2%(3668개사 중 594개사), 지난해 20%(4,010개사 중 804개사)로 2016년 대비 5.2%p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2017년 전년대비 증가율이 1.4%p인데 반해 지난해에는 3.8%p로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반면, 전체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은 세무조사 건수를 줄여나가겠다는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2016년 0.8%에서 2017년 0.7%, 2018년 0.6%로 계속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난해 매출액 규모별 세무조사 비율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10억 이하 구간은 0.1%로 가장 낮았고, 10억 초과 100억 이하 0.5%, 100억초과 1000억 이하 6.5%, 1000억 초과 5000억 이하 19.9%, 5000억 초과 구간이 20.5%로 가장 높았다.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액의 경우에도 법인 전체는 2016년 5조3837억원, 2017년 4조5046억원, 2018년 4조5566억원으로 계속 줄고 있지만, 전체 추징액에서 수입금액 100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에 대한 추징액 비중은 2017년 48%(4조5046억원 중 2조1733억원)에서 지난해 68%(4조5566억원 중 3조918억원)로 20%p나 급증했다.

그러나 지난해 법인 세무조사를 규모별로 구분했을 때 매출액이 높은 기업일수록 소득적출률이 상당히 낮았다. 현 정부는 대기업이 불법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몰아 모든 징세역량을 대기업과 대재산가에 집중하고 있지만, 대기업들은 매출액 10억이하 구간에 비해 조사비율이 최대 200배 이상 높은데도 불구하고 실제 찾아낸 불법행위의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매출액 10억원 이하 구간에서는 소득적출률이 50%에 달해 1000원을 벌면 500원을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10억원 초과 100억원 이하 구간에서는 45.5%, 100억원 초과 1000억 이하 구간에서는 20.9%, 1000억 초과 5000억 이하 구간에서는 14.1%, 5000억 초과 구간에서는 4.9%에 불과했다. 매출이 높을수록 소득적출률이 낮은 현상은 자영업자도 마찬가지이며, 매해 비슷한 양상과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기업에 대한 무리한 과세가 늘어남에 따라 법인세 불복제기 건수는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심판원에 접수된 법인세 심판청구 건수는 2016년 509건에서 2017년 574건, 2018년 695건으로 크게 늘었다.

대부분 대기업이 제기한 청구세액 100억원 이상 고액사건은 2015년 76건에서 2018년 97건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청구세액이 100억원이 넘는 사례는 인용률도 높았다. 최근 4년간 평균 인용률을 금액 구간별로 살펴보면 1억원 미만은 19%,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은 33%, 1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37%,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은 37%, 100억원 이상은 45%로 금액이 많을수록 높은 인용율을 보였다. 부과세액이 많을수록 무리한 과세가 이뤄지고 있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박명재 의원은 “대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면 비교적 쉽게 큰 금액을 징수할 수 있어 편의적 징세행정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하며 “징벌적, 여론몰이식 징세행정을 지양하고 공정한 잣대로 세무조사를 운용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현준 국세청장은 “기본적으로 세무조사 건수를 지속적으로 낮춰왔으며, 비정기조사의 비중을 축소하고 정기 순환조사 위주로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업 조사건수가 늘어난 것은 순환조사 대상기업 범위를 넓혀 조사건수가 늘어났으며, 그 이유는 대기업이 아무래도 규모가 크고 거래도 복잡해 검증할 필요성이 있고 이와 관련한 파급효과를 감안해 정기 순환조사 쪽으로 해서 건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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