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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로 홍역치렀던 남양유업의 상생노력 이번엔 통할까

신관식 기자l승인2020.01.15 14: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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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과 상생 위한 공정위와 동의의결안 추진

소비자 발길 돌려 실적‧기업 이미지 제고 기대
 

▲ 사진은 남양유업의 대표상품들이다.

‘대리점 갑질’의 대명사로 불리며 소비자들의 외면과 매출하락으로 생사의 기로에 섰던 남양유업이 대리점과의 상생을 모색하는 등 눈물겨운 거듭나기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떠났던 소비자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리점과 협의도 없이 지급 수수료를 낮췄던 남양유업이 앞으로는 일방적인 수수료 인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동종 업계 평균 이상의 위탁 수수료율을 보장하는 상생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이익금의 일정액을 대리점과 공유하기로 하고, 영업이익이 미달되더라도 협력이익을 보장하기로 하는 등 자진 시정안을 마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남양유업의 거래상 지위남용 잠정동의의결안을 마련하여 의견수렴절차를 개시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공정위는 남양유업이 농협 위탁거래 대리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충분한 협의 없이 2016년 1월 1일부로 일방적으로 인하한 행위를 심사해왔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은 공정위에 지난해 7월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해 달라고 신청했다.

동의의결 제도는 법을 위반한 사업자가 스스로 시정방안을 내놓을 시, 공정위가 이를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11월 13일 해당 사안에 대한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고 60일간 남양유업과 지속적인 서면 및 대면 협의를 거쳐 잠정동의의결안(시정안)을 마련해왔다.

남양유업 측이 대리점 피해 구제 방안, 거래 질서 개선 방안 및 대리점 후생 증대 방안의 실효성과 이행 방법 등을 제시했고 이를 통해 공정위는 대리점의 단체 구성권을 보장하고 중요 거래 조건 변경 시 개별 대리점 및 대리점 단체와 사전 협의를 강화하며 순영업 이익을 대리점과 공유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의결안을 마련했다.

의결안에는 대리업 업계 최초로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하고, 매년 신용도 있는 시장조사 기관 또는 신용평가기관에 의뢰해 동종 업체의 농협 위탁 수수료율을 조사해서 지급 수수료율에 대해 동종 업계 평균 이상을 보장하는 상생방안이 담겨 있다. 도서 지역에 위치하거나 월매출이 영세한 농협 하나로마트와 거래하는 대리점에게 해당 거래분에 대해 위탁수수료를 추가 지급한다.

또 대리점들이 대리점 협의회에 자유롭게 가입·활동할 수 있도록 ‘남양유업 대리점 상생 협약서’ 를 체결하고, 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5년간 매월 200만원의 활동 비용을 지급한다.

특히 농협 위탁 납품 거래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5%를 농협 위탁 납품 대리점들과 공유하고, 업황이 악화돼 영업이익이 20억원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남양유업은 최소 1억원을 협력 이익으로 보장한다. 대리점주 장해 발생 시에는 긴급 생계자금 무이자 지원, 자녀 대학장학금 지급, 자녀 및 손주 육아용품 제공, 장기운영 대리점 포상 제도도 운영한다.

남양유업은 이같은 내용의 잠정동의의결안에 대해 내달 22일까지 의견을 제시한 뒤 공정위가 14일 이내에 최종 동의의결안을 상정하여 심의·의결을 통해 확정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리점 체제를 가진 업계에서 동의의결안에 협력이익공유제가 포함된 것은 남양유업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1964년 설립해 90년대 중반 '아인슈타인' 우유를 출시하며 급성장했던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1월 '물량 밀어내기' 등 대리점 상품 강매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며 겉잡을 수 없도록 회사 이미지는 완전히 만신창이가 됐다. 그 해 매출은 줄고 큰 폭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 발주 시스템 등을 전면 개편해 본사 직원의 갑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도록 했다. 하지만 한번 찍힌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4월에는 회사 경영과는 상관 없이 홍두영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모씨의 마약사건이 터지면서 회사 이미지와 영업활동은 또한번 타격을 받았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억원, 전년 같은 기간의 50억원에 비해 80% 감소했다. 순이익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대리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에도 남양유업은 대리점과 상생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지속해 왔다. 덕분에 대리점주들도 점차 본사와 발을 맞추고 있다. 이번엔 공정위와 함께 동의의결을 추진하는 만큼 소비자의 발길도 돌려 추락했던 실적과 기업 이미지를 상승시키기를 기대한다.


신관식 기자  ksshin10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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