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1일 취임하여 열심히 일해 온 김현준 국세청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국세청장을 임명할 것이라고 한다. 느닷없이 튀어나온 국세청장의 교체소식은 세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인사청문회까지 거쳤고, 대과없이 열심히 잘 해온 것 같은데 채 1년도 되지 않아 바꾸다니 ‘뭔 일이 있는 건가’라면서다. 과거 국세청장이 자주 바뀌던 시절에는 국세청장들이 개인적 일탈로 불리는 처신으로 인한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도무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대체적 반응이다.

그래서 세정일보가 국세청장의 교체소식을 접한 세정가 사람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稅心’이라는 이름으로.
 

▲ 김현준 국세청장이 작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세무서 간부

사실 우리 직원들도 갑작스런 청장님의 교체소식에 놀랐다. 우려스러운 것은 1년짜리 청장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지방청 팀장

이왕 교체가 결정되었다면 분위기 쇄신보다 단합이 필요한 때 아닌가 한다. 청장이 교체되면 새로운 세정기조로 피곤해질 수 있다. 특히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는 한분은 기획력이 좋아서 새로 판짜는 걸 잘 할 텐데 (새로운 국세청장이 되면)직원들은 더 피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무서 직원

일선에서는 솔직히 청장이 누가 되든 크게 상관없다. 99%가 자납 세수인데 청장이 바뀐다고 세수가 더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청장의 잦은 교체는 별로다.

▶본청 팀장

실무자는 굉장히 당혹스럽다. 1년 간 능력 있고 좋은 청장님 모시고 잘 지내고 있었는데, 당황스럽단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현안업무도 많은데 가외업무로 인사청문회까지 준비해야하니 실무자들은 부담이 이중 삼중이다.

▶세무서 팀장

별 문제 없으면 2년 정도 역임했는데 1년 만에 바뀐다고 하나 ‘뜨악하다’. 너무 이른 교체이지 않나 쉽다. 특별히 구설수가 있던 것도 아니고 승진해서 가는 것도 아닐 텐데, 특별하게 뭔가 벌이지 않고 조용히 잘 하는 청장이었다. 합쳐놓은 개인납세과를 분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직원들이 힘들다고 하니 의견을 수용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세무서 팀장

청장 바뀐다고 동요가 있으면 안 된다. 2만명이나 되는 조직인데, 하물며 정부 조직인데 수장이 바뀐다고 동요가 일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세무서 팀장

국세청은 행정고시 출신들이 쥐락펴락하는 조직인데 행정고시 37~38회 출신이 너무 많아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시기라는 말이 많았다.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인데 누가 하면 어떤가.

▶본청 사무관

임기가 없으니 불가항력 아니겠는가. 후보군들이 모두 준비된 인물들이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누가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해 어려운 세정 환경 속에서 국세청을 어떻게 이끌지 관심이 크다.

▶본청 팀장

얼마 전 업무 잘 했다고 칭찬도 받았는데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 같아 의아하긴 하지만 어차피 정치적인 문제 아니겠는가. 공무원이 정치적인 사안에 개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직원 입장에서는 (청장 교체가)물론 아쉽지만 공무원의 마인드로 생각해보면 인사권자가 어떻게 임명하든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고위간부 출신 세무사

글세요. 신문에 보니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려는 정치적 꼼수에 국세청장이 ‘희생양’이 된 것으로 나와 있던데 ‘딱 핵심을 찌른 것’이라고 본다.

▶지방청 국장출신 세무사

아쉽다. 임기가 없지만 통상 2년간 해왔고, 1년 만에 그만둔 청장이 있다하더라도 승진해서 가거나 사건사고로 문제가 있어서 빨리 내려온 적은 있어도 아무 일 없이 이렇게 빨리 교체된 적은 없다.

그러나 이번 청장이 과실이나 오류가 있어서 교체되는 것은 아니니 다행이다. 본인 입장에서야 2년을 채웠으면 좋았겠지만 1년하든, 2년하든 지금도 충분히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지 않나라고 격려해 주고 싶다.

▶국세청 간부 출신 세무사

‘새우 싸움에 고래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차기 후보군이 쟁쟁하여 다음 청장은 누가 될지가 무척 궁금했었는데 그 불똥이 윗선인 청장한테까지 튈 줄은 몰랐다. 아쉽다.

▶지방청장 출신 세무사

아무래도 정치적 고려에 의한 교체가 아닌가 생각한다. 김현준 청장 취임 후 청와대 라인이 개편되면서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들이 돌았는데 현실화하니 역시 국세청장은 개인의 능력보다는 정치적으로 임명되는 자리라는 것을 새삼 또 확인하게 된다.

▶지방청장 출신 세무사

윤석열 검찰총장을 내보내기 위해 변죽을 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검찰총장은 임기제(2년)인데 윤 총장은 성향상 임기를 다 채울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국세청장을 교체하는데 대한 실익이 전혀 없다. 현재 국세청은 세수확보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구도로 최소한 연말까지는 그대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청장이 바뀌면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두 달은 그냥 간다. 세수(稅收) 세수 하면서 국세청을 이렇게 떡 주무르듯이 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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