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비상식적 법인들의 아파트 매수, 강력제제 필요해”
 

▲ 8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참석하기 위해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로 향하고 있는 김주영 의운(좌)과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우).

“정부는 영끌, 줍줍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나. 우리사회 청년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내집마련하려 할 때 법인들이 앞다퉈 아파트 사들이며 집값 상승 부추겼다. 어떤 법인이, 어떤 목적으로 아파트 사들였는지 정부는 알고 있나”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7·10 대책’을 내놓기 한 달 전, 법인들이 아파트 싹쓸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6월 한 달, 법인이 사들인 아파트가 1만2286채에 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 달 전인 5월 매수량의 58.4% 증가 규모며, 1년 전인 2019년 6월과 비교했을 때도 2.5배로 폭증한 수치다. ‘7·10 대책’을 앞두고 불안심리가 가중될 때 법인들이 공격적으로 아파트 매수에 나서며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최근 3년간 국내 부동산 거래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올해 7월까지 7개월간 법인이 사들인 부동산이 8만299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만9541채가 아파트이며, 전체 아파트 매수 중 24.8%(1만2286채)를 ‘7·10 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6월 한 달 동안 사들였다.

최근 3년(2017~2019년)간 법인의 매월 평균 아파트 매수는 2554채다. 2020년 7월까지 추가 합산해도 월평균 매수량은 3290채 수준이다. 김 의원은 “6월을 제외하고 올해 매수량이 가장 높았던 3월 매수량이 7898채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6월 아파트 매수량 1만2286채는 비상식적인 거래량”이라고 지적했다.

6월 한 달간 아파트를 사들인 법인은 4949곳으로, 전체 1만2286채 가운데 4346채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6월 법인의 아파트 매수량은 전달(7754채) 대비 58.4% 증가했으며, 1년 전인 2019년 6월 4822채 대비 2.5배로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법인 아파트 매수량(4만9541채)은 2017년 한 해 매수량(1만8696채)보다 2.65배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로 따지면 165% 규모에 이른다. 2018년과 2019년의 전체 법인의 아파트 매수는 각각 3만5809채와 3만7439채다.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고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부동산 대책 발표를 예고하자 올해 5월부터 아파트 매수량이 늘기 시작하더니 대책 한 달 전인 지난 6월 아파트 매수량이 급증했다. 실제 내국인의 아파트 매수량은 올해 4월과 5월 각각 7만6986채와 9만3076채에서 6월 14만4525채로 급증했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7월 내국인 아파트 매수는 16만5049채로 증가했다.

김주영 의원은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을 앞두고 시장 불안심리를 이용해 법인들이 비상식적인 아파트 매수에 나서며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며 “정부 ‘7·10 대책’ 발표 전 다주택자들이 법인을 통해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이 법인을 설립해 부동산 거래에 나선 것은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주택은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부동산은 있고 주거는 없다. 부동산 대책은 주거안정에 초점두고 접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는 “개인에 대한 세금이 많이 부과되다보니 풍선효과로 법인설립해서 주택을 많이 매수했다. 그러나 정부 대책 이후 법인소유주택이 많이 매물로 나오는 양상이다”라고 말했다.

▲ [김주영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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