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관련 기업인과의 만남의 자리를 가졌고, 그 자리에 현직 국세청 고위직이 동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세정가를 발칵 뒤집어놨다. 그러나 이내 소문은 사그라드는 모양이었다.

‘오보다. 국세청과는 관련이 없다’는 국세청 주변의 해명이 전파를 타면서였다. 그리고 대통령실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오보 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이 확연하다. 결국 이 기사가 오보였다면 ‘카더라 통신’ 즉 가짜 뉴스가 혹세무민한 격이다. 세무조사 무마 의혹은 조세정의를 떠나 ‘아! 국세청의 고위직과 친분이 있으면 세무조사까지 무마시킬 수 있는 모양이구나’라는 시그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이게 21세기 대명천지에 가능이나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사건은 국민들에게 그렇게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사그라드는 것 같던 사건에 대한 관심이 세정가에서는 소문으로 증폭되면서 전파를 타고 있다. 최근 세정가에서는 ‘누구 일 것이다. 누구인 것 같다’는 등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명되면서 소문이 잦아들기보다는 거꾸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모 지방국세청의 모씨가 법사와 가까운 전직 국세청장의 사람이라면서 ‘아마 그렇지 않겠느냐’는 등 아니면 말고 식의 미확인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조사를 하지 않겠느냐, 아마도 하고 있을 것이다’라는 말까지 근거 없이 보태지고 있다. 조사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소문이 기정사실화하는 경향에 따라 조사여부를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마도 하고 있을 것이다’라는 유추로 읽히지만 대통령실이 조사 사실 여부를 속시원히 밝히지 않는 이상 민심의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민심은 어떻게 될까. 순진하게 ‘오보다’라고 생각할까. 아마도 사실이 그대로 밝혀지면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이라는 국정철학이 훼손될 것이기에 조사를 했지만 덮을 것이고, 또 관련자가 힘센 권력과 가까우니 소위 있는 그대로 밝히지 못하는 것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쪽이 민심과 더 가까울 것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왜 곤두박질 쳤을까. 출근길 걸음걸이, 함부로 하는 듯한 발언, 국민들은 힘든데 자주 비치는 웃는 모습, 잘못된 인사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소소한 사건에 대해서 마저 속 시원하게 답변을 못하는 답답함도 한몫한다고 본다.

‘조사를 했더니, 밥을 같이 먹은 적도 없으니 세무조사 무마 자체가 있을리 없다’면서 그 보도는 오보라고 하든지, 조사를 해서 사실이라면 ‘언제 어디서 밥 먹었고, 세무조사 이야기도 나왔지만 미수에 그쳤다’는 등 한마디로 속 시원하게 밝히면 될 일을 미적미적하는 모습에 ‘왜 정권교체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모이고 모여서 지지를 접은 것은 아닌지 하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세금은 혈세고, 정의다. 솔직히 검찰의 정의보다 더 무거운 것이 세금의 정의다. 그 정의를 세우는 세무조사를 무마하겠다면서 현직 고위직을 동원했다면 쉬운 말로 ‘국기문란’이다. 하루속히 ‘없으면 없다. 있으면 있다’라고 속시원히 밝히는 게 소문이 꼬리를 물게 하지 않는 길이다. 그리고 지지율도 오르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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