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탁회사, 경남 양산시 상대 소송…"신탁보수는 과세표준서 제외해야"

잘못된 과세표준을 적용한 세금을 받고도, 이후 이를 바로잡아달라는 청구를 거부한 자치단체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행정1부(이수영 부장판사)는 부동산 신탁회사인 A사가 양산시장을 상대로 낸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일 밝혔다.

경정청구는 세금을 과도하게 냈다는 등의 이유로 수정을 요구하는 제도다.

A사는 2016년 공동주택 7개 동을 신축·분양하는 내용의 분양형 토지신탁계약을 건설업체와 체결했다.

이후 2019년 주택 신축을 완료한 A사는 위탁자에게서 받은 신탁보수와 이자를 포함한 건축물의 취득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취득세 등 약 33억원을 신고·납부했다.

이듬해 A사는 "취득세 등의 산출 기준이 된 과세표준에서 신탁보수와 이자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양산시에 경정청구를 했다.

그러나 양산시는 이를 거부했고, 조세심판원도 A사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A사는 "신탁보수는 거래 상대방이나 제삼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이 아니라 신탁회사가 얻은 '수익'으로 봐야 하므로 취득가격에 포함되지 않는다"라면서 "신탁보수를 취득세 과세표준에 포함한 양산시 처분은 위법하므로,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사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취득가격은 해당 물건을 취득하기 위해 거래 상대방이나 제삼자에게 지급했거나 지급돼야 할 간접비용"이라고 전제하면서 "이 사건에서 A사가 지급받은 신탁보수를 거래 상대방 등에게 지급한 비용으로 확장·유추 해석할 수는 없으므로, 신탁보수는 과세표준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밝혔다.

또 "양산시는 과세표준에서 신탁보수를 제외하고 취득가격을 정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 이를 구분해 계산할 자료가 제출돼 있지 않다"라면서 "그렇다면 A사 청구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그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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