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가 세상에 처함이여 그 뜻이 크도다. 때가 영웅을 지음이여 영웅이 때를 지음이로다. 천하를 응시함이여 어느 날에 업을 이룰고 동풍이 점점 차가우니 장사의 의기가 뜨겁도다’(하략)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하루 전 숙소에서 쓴 시이다. 안중근 의사가 한글로 남긴 유일한 기록이라고 한다. 안중근 의사의 결연한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는 시다. 새해 첫날 지금 국내 영화관에서 절찬리에 상영중인 영화 ‘영웅’을 봤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기자 역시 새해 동해에서 떠오르는 태양만큼이나 크고 뜨거운 용솟음이 끓어올랐다.

안중근 의사가 일본 제국의 추밀원 의장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은 1909년 10월 26일이다. 7연발 단총으로 이토의 가슴을 겨누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일제의 침략을 막아낼 수 없었다. 1년쯤뒤 1910년(경술년) 8월 29일 대한제국이 일본 제국에 병합되는 조약이 체결되었고, 36년간의 일제강점이 시작됐다. 이토 히로부미는 고종과 대한 제국 정부를 압박해 을사조약을 맺도록 한 뒤 초대 조선 통감이기도 했다. 대한 제국을 식민지로 만드는데 앞장선 인물이다.

그로부터 1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에 서 있을까. 세계 2차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면서 일본으로부터 독립은 되었으나, 이내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갈라져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그것도 모자라 형제간에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950년 김일성의 침략으로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수많은 군인들과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나라는 폐허가 되었다. 그리고 남한은 개방과 개혁정책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나, 북한은 여전히 세계 최하위의 빈국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나쁜 지도자들로 인해 여전히 외부와 단절된 채 지도자의 우상화 정책으로 국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고, 인권은 말살된 세상이 되었다. 물론 그런 나라를 추종하는 세력이 있음에야 달리 처방이 있을 수 없다. 나아가 하루가 멀다하고 여전히 쏘아대는 미사일과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광적인 남북 대결구도를 벌이고 있다. 10위권 경제대국도 안절부절하고 있는 모습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지금 안중근 의사가 있다면, 어떻게 했을까. 장부가를 부르면서 누구의 심장에 총부리를 겨누었을까. 김정은일까. 아니면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남한의 지도자들일까. 아직도 일제강점의 산물인 위안부 문제를 사과하지 않는 일본의 총리(정치인)일까. 물론 그 총부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통일 즉 대한민국의 완전한 독립을 위한 것일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죄가 없다. 있다면 지도자들이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하는데 누가 도왔는가. 국가가 아닌 러시아의 갑부 교포 변호사가 도왔다. 그럼에도 경비가 부족하여 몇 개의 계획은 취소하고 하얼빈으로 달려간 것이다.

1945년 광복이후 우리는 통일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중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그 통일 재원을 위해 강압적인 국세행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많은 세금을 군말없이 내어왔다. 어떤 때는 방위세도 내었다. 그런데도 남북이 분단된지 70년이 넘었는데도 완전한 통일은 커녕 분단은 더욱 공고화되었고, 아예 두 개의 국가가 되어버렸다. 남한의 정치지도자들도 무능하고,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도 통일은 안중에도 없고 정권 유지에만 혈안이되어 있다. 어떻게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지 참으로 암담하다. 그래도 남한의 정치인들과 북한의 지도자들은 백성들이 내는 세금(북한은 세금없음)으로 호위호식하면서 산다. 수많은 이산가족들의 한(恨)은 온데간데가 없다.

아마도 이런 상황이 더 오래 가면 남한의 국민들도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들고 일어날지 모른다. 통일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도로와 하천 몇 개 만든다고 사탕발림하면서 세금만 뺏어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다면서 말이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을 다할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이 선고된 마지막 재판에서 한 말이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이여. 동양평화는 고사하고 대한민국의 ‘완전한 독립’을 위해 장부가를 부를 때가 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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