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그대로인데 세 부담은 급감…3주택 이상 다주택자도 혜택

정부 "징벌적 과세 정상화"…2020년과 비교해도 세 부담 낮아

올해 '반포 아리팍'을 보유한 2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7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와 기본공제 확대 등 세 부담 완화 정책들이 맞물린 결과다.

정부가 '부동산세 정상화'의 기준으로 잡은 2020년과 비교해도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큰 폭으로 줄었다.

◇ 공시가 그대로인데 세금은 '뚝'…강북 아파트도 세 부담 줄어

3일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전용면적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26억8천300만원이다.

이에 대한 종부세는 1세대 1주택자 기준 587만6천원이다.

만약 이 아파트를 포함해 주택을 총 2채 보유한 1세대 2주택자라면, 이 아파트에 대해 내야 하는 종부세는 1천144만5천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28억8천900만원, 2주택자가 낸 종부세는 5천100만9천원이었다.

1년 사이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의 변동 폭은 미미했지만, 종부세 부담은 80%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강북에 아파트를 보유한 2주택자의 세 부담도 올해 크게 줄었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 돈암현대아파트(전용면적 84㎡)를 보유한 2주택자는 올해 이 아파트에 대해 255만2천원의 종부세를 내야 한다.

지난해 1천916만1천원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86.7% 세금이 줄었다.

같은 기간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5억3천200만원에서 올해 4억2천400만원으로 20.3%만 줄었다.

3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도 대폭 완화됐다.

'반포 아리팍'을 보유한 3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지난해 7천219만3천원에서 올해 2천244만8천원으로 줄었다.

서울 도봉구 창동 북한산 아이파크 아파트를 보유한 3주택자가 내야 하는 종부세 또한 지난해 4천224만원에서 올해 678만1천원으로 떨어졌다.

◇ "부동산 세제 정상화 결과" 주장했지만…2020년과 비교해도 세 부담 급감

이 같은 변화의 주된 원인은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던 중과세율 대부분을 폐지한 데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종부세율을 0.6∼6.0%에서 0.5∼5.0%로 인하하고, 다주택자는 기본 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3억원 확대했다.

최저 1.2%·최고 6%에 달했던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종부세 중과세율을 없애 0.5∼2.7%로 단일세율로 바꾸고, 3주택 이상자의 합산과표 12억원 초과 부분에 대해서만 2.0∼5.0%의 중과세율을 적용했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세액 감소는 다주택자에게 징벌적으로 적용된 중과세 등이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다주택자에게 과도하게 부과됐던 세금 부담을 '정상화'해, 2020년 수준으로 세금 부담을 낮췄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다만 올해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2020년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반포 아리팍' 보유 2주택자의 2020년 종부세는 2천867만3천원이었다. 당시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24억1천300만원이었다.

올해와 비교하면 3년 만에 공시가격은 11.2% 상승했지만, 종부세 부담은 60.1%가량 줄어든 것이다.

돈암현대아파트 역시 올해 공시가격이 2020년(3억3천400만원)보다 27.0% 상승했지만, 2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2020년(1천13만7천원)보다 74.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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