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전상-해외 카지노 에이전트 연계…필리핀 카지노에 전송 ‘원정 불법도박 환치기’

서울세관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수백억대 원정 도박자금 환치기 조직을 검거 과정에서 비밀사무실에서 압수한 장부와 현금. [서울세관 제공]
서울세관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수백억대 원정 도박자금 환치기 조직을 검거 과정에서 비밀사무실에서 압수한 장부와 현금. [서울세관 제공]
서울세관이 환치기 조직을 검거 과정에서 비밀사무실에서 압수한 현금 뭉치. [서울세관 제공]
서울세관이 환치기 조직을 검거 과정에서 비밀사무실에서 압수한 현금 뭉치. [서울세관 제공]

관세청은 서울세관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외환거래로 260억원 상당을 해외로 빼돌린 조직 9명을 검거해 총책 A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또한 공범 6명은 불구속 송치, 해외 도주한 2명은 지명수배 했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과 필리핀 보니파시오에 비밀 사무실을 두고 해외 불법 카지노 에이전트로 활동하는 조직으로, 해외 카지노 원정도박을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국내에서 원화로 현금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가상자산을 해외 필리핀카지노에 전송했다. 이후 해당 카지노에서 현지 화폐로 출금해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약 160억원 상당의 자금을 환치기한 혐의다.

‘환치기’란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대한민국과 외국 간 외화를 지급·수령 등의 효과를 나타내는 방법을 통칭하는 것으로 무등록외국환업무(외국환거래법 제8조 위반)에 해당된다.

이들은 불법 도박자금 환치기 외에도 가상자산 차익거래 목적으로 실제 수입 거래가 없음에도 수입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가장하기 위해 다수의 유령회사 명의를 이용한 허위 송품장을 은행에 제출해 96억원 상당의 외화를 불법 송금한 사실도 확인됐다.

관세청은 이들은 서울 강남 및 명동 두 곳에 세관에 등록한 정식 환전소를 운영하면서, 국내 영업책, 현금 출금책, 가상자산 조달책 및 해외 영업책으로 각자의 역할을 철저히 분담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총책 A씨를 포함한 국내 영업책은 SNS를 이용해 ‘코인 환전’을 홍보하면서 국내에서 해외 원정도박을 원하는 고객을 모집한뒤, 현금 출금책은 수 개의 계좌로 자금을 옮긴 후 ATM기기에서 100만원씩 현금으로 출금했고 이후 총책이 지시한 장소로 이동해 가상자산 조달책에게 직접 현금을 전달했다.

이후 가상자산 조달책은 현금을 전달받은 즉시 국내외에서 확보한 가상자산 테더를 외국에 상주하고 있는 해외 영업책에게 전송했고, 해외 영업책은 전달받은 가상자산을 카지노를 통해 외화로 환전해 의뢰인들에게 넘겨졌다.

서울세관은 각종 불법 자금의 이동통로로 악용되는 불법 환전소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던 중 이들 조직에 대한 혐의점을 발견했으며, 잠입수사, 압수물 분석 등 10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혐의사실을 밝혀냈다.

조사과정에서 비밀 사무실 등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성매매 장부 등 불법 송금 관련 자료와 함께 보관 중이던 범죄수익 현금 2억 4000만원 상당을 추가로 압수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해외 원정도박 자금을 가상자산으로 불법 송금한 국내환전소와 해외 연계 범죄조직을 적발한 최초 사례”라며 “환전소가 각종 범죄 자금의 자금세탁 통로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찰, 금융정보분석원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전영업자의 불법행위를 신고할 경우 포상금 지급이 가능하므로 불법행위 발견 시 ‘관세청 밀수신고센터’로 적극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세관 제공]
[서울세관 제공]
저작권자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