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개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 글로벌 탈탄소화 전환점 기대

해운사 설립 구체적 시기·방식 공시키로, 비용·운영 등 현실적 문제도 커

전 세계적으로 무탄소 선박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화오션이 해운업 진출 계획을 공식화했다. 세계 최초 ‘무탄소 선대(船隊)’를 만들어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29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해운업 진출을 최종 확정하고, 이르면 올 상반기 안으로 해운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신설 법인은 한화오션의 자회사로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근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세션인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 행사에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한화가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은 글로벌 탈탄소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성공적 시연을 위해 친환경 해운사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다보스포럼 기고문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새로운 해운사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시기나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사항이 확정되는 경우 해당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정관을 개정하면서 사업 목적에 해운업·해상화물운송업 등을 추가한 바 있으나 해운사 설립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신규 법인 설립은 다보스포럼 행사에서 포부를 밝힌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해운사 중 최초로 무탄소 추진 가스선을 선보이기 위해 자체적인 해운사를 세워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무탄소 선박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화 자체적으로 무탄소 해운사를 운영해 기술력과 안정성을 직접 검증하면서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양 온실가스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기존 화석연료 추진 선박들은 사실상 생존하기 어려워졌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선박들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드는 ‘넷-제로’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고, 유럽연합(EU)도 올해부터 해운업을 배출권거래제 대상에 포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실적인 문제는 친환경 선박을 제대로 운영해본 해운사가 거의 없다는 점이고, 100% 암모니아 가스 운반선의 경우도 아직까지 아이디어 수준에 그쳐 미래 선박에 머무른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도 문제다. 암모니아 선박이 상용화 되더라도 LNG(액화천연가스) 선박보다 운송 비용이 10배 이상 더 비싸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연료 자체의 독성과 불안정성 때문이라도 이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친환경 선박이라 해도 선뜻 발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친환경 선박 시장은 매년 급속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조선소에서 발주된 대부분의 선박이 LNG·메탄올 선박 등 친환경 선박으로 바뀌었고, 2~3년 내에는 암모니아 추진선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발주되는 암모니아·메탄올 추진선은 완전 친환경 선박이라 할 수 없는 10% 안팎의 선박유가 사용된다. 김 부회장이 화두에 올린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은 100% 암모니아로 움직이는 가스선이다. 이미 한화는 100% 암모니아로 운항하는 무탄소 추진 기술도 개발하고 있어 설립되는 신규 해운사도 무탄소 추진 가스선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해상 탄소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탈탄소를 위한 전방위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선사 설립과 실증을 통한 안전성을 증명해야 대규모 친환경 선박의 발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현재 파일럿오일이 필요 없는 100% 암모니아만으로 가동하는 가스터빈을 자체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 선박의 보조 발전장치로 수소연료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장착해 무탄소 전동화를 실현하고, 수소연료전지에 필요한 수소를 선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암모니아를 분해하는 장비인 ‘암모니아 크래커’를 탑재한다. 100% 암모니아로만 움직이는 가스선을 만들어 선대를 꾸리고 전 세계에 암모니아나 메탄올을 수송할 계획이다.

한편 한화오션은 선박 블록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문 생산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계열사 한화오션에코텍에 1522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2조2309억원(+53.9% YoY, 16.4% QoQ), 영업이익은 441억원 적자(적자유지 YoY, 적자전환 QoQ, OPM -2.0%)을 기록해 지난 한해 총매출 7조4083억원, 영업손실 1918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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