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조세재정연구원·회계기준원·회계학회, ‘회계와 민주주의’ 세미나 개최

Jacob Soll “뉴질랜드처럼 발생주의 회계 기반 통합 대차대조표 만들면 한국 영향력 커질 것”

1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회계기준원, 한국회계학회는 여의도 FKI타워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회계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1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회계기준원, 한국회계학회는 여의도 FKI타워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회계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최현덕 한국회계연구원장(좌)과 한종수 한국회계학회장(우)이 축사를 하고 있다.
최현덕 한국회계연구원장(좌)과 한종수 한국회계학회장(우)이 축사를 하고 있다.
‘Public Net Worth’ 저자 Jacob Soll(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Public Net Worth’ 저자 Jacob Soll(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국가 흥망성쇠를 결정한 근본적인 요소 중 하나는 ‘대차대조표’이며, 한국 정부가 이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각 정부 부처가 이를 관리는 하고 있으나 통합적인 대차대조표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며 추후 뉴질랜드처럼 발생주의 회계 기반 통합된 정부 대차대조표를 만든다면 한국이 엄청난 힘(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

1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김재진), 한국회계기준원(원장 이한상), 한국회계학회(회장 한종수)는 여의도 FKI타워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회계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는 ‘Public Net Worth’ 저자 Jacob Soll(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교수가 맡아 민주주의 국가에서 회계가 국가재정에 미치는 영향, 국가재정 효율성, 지속가능성, 투명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면 이를 동시통역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Jacob Soll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세계는 풍요와 빈곤이 공존하는 엄중한 상황이며 특히 정부 재정에 대한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90년대엔 부채가 있더라도 성장만 하면 된다고 믿었으나 이제는 그럴 수 없고 인구통계학적 변화, 성장 한계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Jacob Soll 교수는 “이 책은 우리가 공공 재정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했다”며 “국가 흥망성쇠를 결정할 근본적인 요소 중 하나가 대차대조표로 정부가 이를 기본으로 해 제대로 활용해야 하며 발생주의 회계는 이를 모두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acob Soll 교수는 “한국 정부도 이를 활용하는 것으로 아나 아직은 부족하며 의회 혹은 고위급 공무원의 정책적인 선택에 따라 대차대조표에선 무엇이 바뀌는지 보여주는 문서는 없다”며 “발생주의 회계를 전문성 있게 사용했다면 대중(국민)에 현 상황이 어떠하고 정책적 선택에 따른 효과가 무엇인지 숫자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금융위기로 수십억 달러가 그냥 사라지는 정책적인 실패는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일이며 얼마나 많은 부채가 산적했는지도 모른다”며 “그렇기에 정부는 준비 태세를 갖고 자산과 부채관리에 투자할 의지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cob Soll 교수는 “한국은 회계를 잘하고 있으나 아직 완벽하지 않고, 많은 도전과제도 남아 있다”며 “각 정부 부처가 잘 관리하고 있으나 하나의 통합적인 대차대조표까지는 나아가지 못했기에 뉴질랜드가 만들어 낸 발생주의 회계 기반 통합된 정부 대차대조표를 한국도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사적인 사례를 제시한 Jacob Soll 교수는 “현재 상황은 16세기 스페인과도 유사하다 볼 수 있다”며 “당시 스페인은 유럽 대륙 합스부르크 왕가를 비롯해 유럽 내 네덜란드, 북미와 남미 대륙에도 큰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던 부유한 국가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선 큰 비용이 들고 엄청난 부채가 수반되나 당시 시스템에선 상인을 천하게 봤고, 무려 1590년 지금 봐도 놀라운(잘 만든)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냈으나 왕국에선 회계를 낮게 평가했다”며 “결국 스페인의 부채율은 높아지고 어디서도 돈을 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Jacob Soll 교수는 “한국은 경제 대국 중 하나이며 늘 다른 나라보다 앞서 나가고 있으나 어떠한 위험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한국이 이미 복합적인 대차대조표를 보유한 만큼 이를 잘 이용한다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석태 이코노미스트(한국 SG증권), 김봉환 교수(서울대학교), 정도진 교수(중앙대학교).
오석태 이코노미스트(한국 SG증권), 김봉환 교수(서울대학교), 정도진 교수(중앙대학교).

이어 김봉환 교수(서울대학교)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오석태 이코노미스트(한국 SG증권), 정도진 교수(중앙대학교), 홍순만 교수(연세대학교), 장우현 실장(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토론에 참여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복식부기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라며 “우리 중앙정부도 복식부기로 대차대조표를 만들고 있으나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직도 적자만 나면 부채가 발생한다는 단순한 시각으로 접근할 때가 많다”며 “제가 알기론 정부에서 재정준칙을 추진하면 재정적자, GDP 얼마에 국가부채 얼마 등 ‘현금주의’, ‘단식회계’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세금이 덜 걷혀 재정으로는 참 어려운 한 해였는데 이를 복식부기로 해 정부 순자산이 과연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살폈다면 정부 재정 상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했다”며 “최근 발생하는 문제를 복식부기로 해결할 필요가 있단 생각을 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교수는 “국가부채가 GDP 대비 1% 증가하면 국가 신용등급은 0.04 등급, 재정적자가 GDP 대비 1% 증가하면 0.15 등급 떨어지는 등 발생주의 회계 정보가 실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충분히 검증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그런데 현실적으로 어떠한 상황인지 보면 과거 기획재정부 내 국가회계제도심의위원회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공익법인 관련 회계기준위원회도 있었는데 이러한 정부 발생주의 회계 관련 기준위원회가 지금은 다 없어졌다”며 “우리가 반성해야 할 점은 학계와 학회가 이에 대한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저자(Jacob Soll 교수) 책을 보면 예산안, 금융시장 반응이 총리를 내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게 눈에 들어온다”며 “우리 국가회계에서 이러한 심의기구가 없어진 것은 민주주의가 후퇴한 게 아닐지 싶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이제는 우리나라도 많은 회계 전문가를 보유한 만큼 독립되고 전문성을 갖춘 회계청이 필요한 때”라며 “민간, 국가, 비영리 회계를 모두 통합해 영국보다 큰 규모의 경제적 규모를 갖춘 독립된 전문 회계청을 설립해 제대로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홍순만 교수(연세대학교), 장우현 실장(한국조세재정연구원).
홍순만 교수(연세대학교), 장우현 실장(한국조세재정연구원).

이어 홍 교수는 “정부회계로 재정관리 수준을 높이고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며 “15년 전 정부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사업을 공기업에 넘기며 공기업 부채가 크게 늘어 이슈가 됐는데 Jacob Soll 교수가 이야기한 회계기준이 실제 발전한다면 이러한 문제가 상당 부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교수는 “다만 회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에 적극 공감하나 회계를 바꾼다고 해 올바른 재정관리가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회계가 아주 중요한 필요조건임에 충분히 동의하나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장 실장은 국민 전체가 아닌 1인당 기준 변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제가 늘 목 놓아 강조하는 게 제발 1인 기준으로 통계를 바꾸자는 것”이라며 “우리가 그토록 이야기한 일본도 1인당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선전한 나라라고 볼 수 있고 이는 제가 이야기하는 게 아닌 노벨상 수상자도 이야기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최근 우리나라 상황은 인구가 늘어나던 과거와 다르다”며 “이제는 1인 기준으로 살펴야 다른 희망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