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가치 부풀려 과다 대출, 은행 자체 감사 적발

내규 위반한 업무상 배임 혐의, 고의성 여부 조사

KB국민은행에서 고의로 금액이 부풀려진 것으로 의심되는 대출로 10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해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안양지역 모 영업점에서 대출을 내주는 과정에서 매입가가 아닌 분양가로 담보 가치를 산정한 사실이 적발돼 금융감독원이 수시 검사에 들어갔다.

이 영업점은 지난해 하반기 지신산업센터 내 모 상가분양자들을 대상으로 총 104억원의 담보대출을 취급했다. 해당 상가는 수년간 미분양 상태였기 때문에 원분양가보다 싼 값에 분양이 이뤄졌지만, 담보가치를 모두 원분양가로 산정하면서 과다 대출과 배임이 이뤄진 셈이다. 매입가 대신 최초 분양가로 담보 가치를 매긴 경우는 내규 위반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10억원의 분양가 아파트가 미분양될 때 건설회사에서 할인 분양을 하는데 실제 매입가인 8억원이 아닌 분양가로 대출을 해줘 담보가치가 부풀려진 셈이 된다.

국민은행은 이번 사고를 최근 은행내 자체 감사를 통해 적발해 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손실액은 아직 은행 쪽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도적으로 금액을 부풀려 과대 대출을 한 경우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최근 NH농협은행에서 대출업무를 담당해 온 직원이 4년 넘게 담보물 가치를 부풀려 실제보다 많은 대출액을 내줘 업무상 배임 혐의를 두고 경찰 조사와 금감원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국민은행 금융사고도 비슷한 경우로 금감원도 발빠르게 조사에 착수했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 적발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했고, 금감원은 지난 11일부터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직원은 현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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