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대표자에게 모 회계법인의 본부장 명의로 편지가 왔습니다.

회사로 보내는 것이 원칙이나 중요한 내용임에도 대표님께 전달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어 댁으로 보내는 것에 양해해 달라는 인사말로 시작하여, 세금 과오납은 잦은 세법 개정으로 인한 것으로, 세무대리인의 잘못은 없지만 조세환급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 인력으로 차별화되어 있으니 예상 환급 세액 0천만 원을 명시하여 확인이라도 받아보라고 권합니다.

이 편지를 받은 대표는 화들짝 놀라면 회사 담당자와 세무대리인에게 구체적인 환급금 가능액은 물론 회사의 납세 정보 그리고 대표 주소는 어떻게 알고 이런 홍보물이 오는 것이냐고 알아보라고 하였습니다.

개인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모 세무법인 명의로 카톡이 왔습니다.

5년간 세금 공제 감면 예상 세액 0천만 원, 곧 있으면 5년 전 세금이 국고에 환수되어 사라지니 간편한 카톡 인증으로 환급금 무료 조회하고 환급받으라고 권합니다.

개인사업자는 꽤 세법 지식이 있어 분명 환급받을 것이 없을 것 같은데, 구체적인 환급 예상 금액에 조회 안 하면 손해 볼 것 같고, 막상 환급액이 없으면 로그인하여 인증한 개인 정보만 뺏길 것 같아 어쩔 줄을 모릅니다.

이처럼 허락하지 않은 회사의 구체적인 세무신고 내용은 물론 개인 정보까지 시중에 거래하면서 국민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점입가경으로 세무사를 상대로 경정청구 대리 서비스를 영업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경정청구 대리 서비스업체는 세무사가 경정청구 대리 서비스업체를 이용하면 세무사 전용 설루션을 이용할 수 있고, 국민 3명 중 1명이 가입한 대국민 서비스로 수많은 고객과 접점을 가질 수 있고, 광고비도 무상 지원받을 ’24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파트너로 참여할 세무사를 모집한다고 합니다.

아예 ‘경정청구 환급솔루션 상품’을 세무사에게 팔겠다는 회사도 나타났습니다.

경정청구 업무는 수기 처리할 때는 며칠이 걸리지만, 전용 솔루션을 사용하면 하루에 100건 이상 접수할 수 있으며, 별도의 홈페이지를 구축할 필요 없이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세액환급 대상 사업자 고객 데이터로 확보할 수 있는 영업 조직도 붙여 주겠다고 합니다.

경정청구 대리 서비스의 고객이 납세자뿐만 아니라 세무 대리인까지 유혹하고, 사업자 개인 주소와 세무 신고 정보를 시중에서 거래하는 것을 보니 국세청과 협업(?)하는 것 아닌지 의심과 오해할 만합니다.

한국세무사회에서는 2024년 1월 5일 세무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최초 제정하여 세무사 회원은 광고 내용에 평균 환급 금액, 환급률, 절세율과 업무수행 결과에 대하여 부당한 기대를 하는 광고를 못 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광고·홍보·소개를 의뢰하거나 참여 또는 협조하여도 안 되고, 다른 세무사 또는 소비자로부터 금전, 그 밖의 경제적 대가를 받고 세무 대리를 소개·알선·유인하기 위하여 세무사 등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행위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지난 3월 15일 처음으로 설치된 세무사광고심사위원회(위원장 임재경 세무사)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여 세무사 회원이 참여한 과대·부당 광고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시정 요구를 하여 삭제하거나 중단하게 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혼탁한 경정청구 대리 서비스는 결국 국민이 세 부담하고 불필요한 대리 청구 수수료를 부담하는 피해자일 뿐입니다.

국민이 피해자인 경정청구 대리 서비스가 없어질 때까지 주관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최선을 다하여 납세자의 정보를 보호하고 세금을 과·오납하는 사례를 막아야겠습니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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