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배달됐다. 이번에도 백운찬 세무사회장의 회무에 대한 비판 우편물이다. 백운찬 회장이 세제실장때 세무사들의 징계를 완화할 수 있는 세무사징계권의 세무사회로의 이양에 반대했다는 내용과 또 당시 회계사에 대한 세무사자동자격폐지 국회 심의 시에 찬성하지 않고서는 2년전 선거에서 ‘찬성했다’는 홍보물로 회원들을 속였다는 내용 등이다.

얼마 전 백운찬 회장이 선거 때 약속했던 50가지가 넘는 공약을 분류해 그 중 딱 한 가지만 이행되었다고 평가해 회원들에게 안내문을 보냈던 김관균 전 세무사회 연수이사의 유인물이다.

세무사회원들의 알권리를 위해 보내어지는 이런 우편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들어 김성겸 전 부산세무사회장이 전 한국세무사회장의 AOTCA회장 취임을 현 백운찬 회장이 방해해 일본인에게 헌납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시켰다는 내용에 이어, 이창규 전 서울세무사회장도 1만2천여 세무사회원들은 백운찬 회장에게 속았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냈다.

이창규 전 서울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백운찬 회장이 `16년 새누리당에 회원 몰래 공천을 신청을 했으며, 이는 2년 전 세무사회장때 국회로 가기위해 이당 저당 기웃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 회원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라면서 회원을 얕잡아 본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리고 세무사들의 이 같은 성명서의 배포는 계속됐다.

김완일 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이 백운찬 회장이 자랑하는 세무사회 제 규정의 개정으로 직원들의 정년을 연장시키고, 세무사회 사무국장을 한자리 추가하는 내용은 회원들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며, 지난해 개최한 임시총회는 필요 없는 총회였던 만큼 그 비용은 백 회장이 변상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회원들의 회무에 대한 바른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

이어 세무사 회원들의 백운찬 회장의 회무운영을 비판하는 성명과 석명은 쉼 없이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이어진 수백만 국민들이 광화문광장 등에서 외쳤던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촛불시위처럼 활활 타오르는 모습이다.

김완일 전 부회장에 이어 황인재 전 부산세무사고시회장, 김관균 전 세무사회 연수이사, 경교수 세무사회공익재단 이사장의 석명서 등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세무사들의 ‘성명시위’다. 그 중에서도 경교수 공익재단 이사장이 보낸 석명서가 압권이다. 지난 `15년 공익재단 후원금을 세무사회의 선전과는 달리 백운찬 회장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취지다. 물론 백운찬 회장 측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나버렸고 커다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세무사들의 이런 시위는 세무사회관 앞에서 촛불과 피켓을 드는 것보다 훨씬 힘든 것이라는 점에서 세무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한다. 피켓 시위는 눈에 탁 띄는 쌈박한 문구 몇 자 적어 행동으로 옮기면 되지만, 성명서 시위는 전 회원들에게 보내야 하기에 돈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살을 도려내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또한 야외 시위는 자칫 세무사들의 치부가 바깥에 알려지게 되어 세무사들 전체에 누를 끼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조심스럽다.

그런 점에서 부득불 성명서 시위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면서 펼치는 이들의 성명시위는 세무사회를 사랑하기에 택할 수밖에 없는 절절한 마음의 표시인 것이다.

그래서 세무사 회원들이 또 ‘한 장의 유인물이 왔구나’라고 치부하지마시고 꼭 읽어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필칭 일련의 사태를 접하고 있는 많은 세무사들은 이러한 회원들의 절절한 성명과 요구에도 이번 선거에서 현 회장이 당선된다면 그것은 ‘친박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면서 “우리 회원들이 아무리 보수성향이 강하다고 해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탄핵되기 이전에 과거 어떤 회장처럼 스스로 사의를 한다면 어떨까한다”는 생각까지 해보게 된다고 전했다.

물론 현 회장 측에서는 이런 회원들의 생각은 백 회장의 회무를 싫어하는 일부에서 회장을 음해하기위해 허위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어쩐지 박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추진하기 전까지 ‘아무런 잘못이 없다’면서 사실과 여론을 전달하는 언론과 야당 탓으로 돌리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으로 기운다. 왜 일까.

결국 회원들은 어느쪽 말이 맞을까에 시선이 모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는 쪽의 말이 맞다고 결론 내릴 것이다. 선거결과가 반드시 민주주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최근 세무사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그간 세금정책과 세무사제도를 취재해온 기자는 예나 지금이나 세무사님들은 그래도 ‘역시 행동하는 양심을 가진 분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또다른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세무사회를 사랑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기자는 이어지는 성명의 촛불이 선거후 횃불로 번지지나 않을까하는 또다른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정말 투표 잘 하시라고 권합니다. 선거, 권리이면서도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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