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법인세율 인상시 연간 2.6조 세수효과 전망…현대차는 1900억 더내
 

정부가 올해 내놓은 세법개정안을 통해 초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인상했다. 이 조항에 해당하는 기업은 모두 12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는 법인세율 인상과 비과세·감면 정비, 세액공제 축소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대기업들을 향한 본격적인 증세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법인세를 많이 납부하는 기업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경우 무려 5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세부담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17년 경제재정수첩’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다.

현행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0원~2억원 10%, 2억원~200억원 20%, 200억원 초과는 22%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 20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해 25%의 세율을 적용키로 했으며, 2016년 신고기준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법인 수는 129개로 세수효과는 연간 2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법인이 부담하는 세금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해당 기업과 국세청밖에 알 수 없다. 법인세는 일반 기업이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예산정책처가 각 기업의 재무제표로 실제 납부한 법인세를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법인세비용 상위 10대 기업의 법인세는 2015년 기준 10조5758억원으로 전체 법인세의 23.5%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삼성전자가 낸 법인세는 3조2167억원으로 법인세율 3% 인상시 4386억원의 추가 세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어 법인세 납부액 2위로 1조4024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1912억원의 세금을 더 내야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조2259억원의 법인세를 낸 한국전력공사는 1671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이들 대기업의 경우 실제 부담할 법인세액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투자 및 고용창출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 지난 9일 이종인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 정책연구위원은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법인세 인상을 논의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금융위기 이후 OECD 17개국이 법인세를 인하했고 11개국은 유지했으며, 6개국은 인상한 가운데 인상한 국가 6개국인 그리스, 멕시코, 헝가리, 칠레, 아이슬란드, 슬로바키아 등은 대부분 재정 위기를 겪었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대로 세무조정 이후 각종 공제를 받은 뒤 내는 법인세 실효세율이 명목세율보다 낮은 만큼 법인세 인상은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몇 년간 대기업 위주의 각종 비과세·감면을 줄이고 세수 확보에 세정 역량을 집중해왔지만 MB정부 감세 이전의 법인세 실효세율로 회복하기에는 지극히 역부족”이라며 “과표 5000억 초과구간에 속하는 49개 법인의 경우 법인세 누진제에도 불구하고 실효세율이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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