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에 따라 '영전과 퇴임'이 극명하게 갈리는 광주청
역대 광주청장, ‘호남, 광주고, 서울대, 행정고시’ 많아

문 정부, 호남출신 김희철·이은항 연이어 1급 '꽃가마'
현 광주청장도 호남출신 6월이면 1년…승진여부 주목

 

문재인 정부의 첫 광주청장인 이은항 청장이 국세청 차장으로 승진하는 등 ‘광주지방국세청’이 새로운 승진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개각을 통해 7명의 장관 후보자 중 호남 출신을 4명, PK 2명, 강원 1명 등 TK 출신자는 배제하고 호남 출신을 중용하는 등 지역 편중 인사를 실시해 논란을 빚은 만큼, 이번 정부에서 호남지역이 가지는 힘은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세청의 지방청인 광주지방국세청은 이명박 정부 당시 ‘퇴직정거장’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단 한명도 영전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권에 따라 청장이 좌지우지되는 모습이 너무나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세정일보가 역대 정권별 광주지방국세청장들의 출신지 및 이후 행보 등 특징을 분석해봤다.

군사정권 시절을 제외하고 문민정부 들어선 1993년 이후의 광주청장은 총 28명이다. 현 청장을 제외한 27명 중 광주청장 이후 영전한 청장은 14명(51.9%), 광주청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한 청장은 13명(48.1%)으로 집계됐다. 전체 통계상으로는 비슷한 수치를 보이지만 정권별로 나누어본다면 확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최용관, 안정남, 오문희 청장 등 총 3명의 광주청장이 배출됐는데, 안 청장의 경우 국세청장과 건설교통부 장관까지 승진하는 등 3명의 청장 전원이 영전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어 김대중 정부에서는 정권 초기 광주청장인 임향순 청장과 최이식 청장을 제외하고 전원이 영전(67%)했다. 장춘 청장은 중부청장까지 올라섰으며, 이재광 청장은 본청 법인납세국장으로, 류학근·김상렬 청장은 본청 감사관으로 영전했다.

또한 노무현 정부에서는 기영서 청장이 본청 법인납세국장으로, 오재구 청장이 중부지방국세청장으로, 권춘기 청장이 교육원장에 이어 중부청장으로 영전했으며, 정병춘 청장이 본청 법인납세국장에 이어 국세청 차장까지 승진하는 등 7명 중 4명이 영전(57%)하고, 정민, 이명래, 김정민 청장 등 3명은 퇴임(43%)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광주청장의 홀대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김기주, 김광, 임성균, 김형균, 서국환, 임창규 청장 등 6명의 청장 전원이 광주청을 끝으로 퇴직한 것. 박근혜 정부 초기 광주청장인 나동균 청장이 교육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퇴직 정거장이라는 오명이 씻겨나가는 듯 싶었지만, 신수원 청장 및 한동연 청장이 내리 퇴직했다.

정권 말 김희철 청장이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승진했고, 이은항 청장이 국세청 2인자의 자리인 국세청 차장으로 올라서면서 광주청의 황금기가 도래했음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한편 현 김형환 청장을 포함한 이들 역대 광주청장들의 임용경로를 분석해보면, 행정고시 출신자가 15명(53.5%)으로 가장 많았으며, 육사출신의 5급특채 및 7급공채가 각각 5명(17.9%), 9급공채가 2명(7.1%), 8급특채(세대2기)가 1명(3.6%)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역대 청장들은 단 3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호남 출신의 사람으로 임명되면서 ‘호남지역’출신자가 차기 광주청장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타지역 출신 청장으로는 김대중 정부의 이재광 청장이 대구 출신이었으며, 노무현 정부의 이명래 청장이 강원 양양, 이명박 정부의 김기주 청장이 강원 명주 출신이었다.

이처럼 전라도, 광주 등 89.3%가 전원 호남 출신으로 타지역 출신 청장은 꿈도 꾸기 어려운 자리 중 한 곳이다. 물론 연고지인사를 한다는 것은 타지역 출신자보다 특정 지역의 현황 및 문제점 등을 잘 알 수 있어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연고지에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광주청장직은 호남출신 청장들이 대체로 임명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연, 학연, 혈연 등 지역 토호세력과의 유착문제가 발생하자 국세청 제2의 개청을 선언한 1999년 국세청은 향피인사를 실시하며 TK출신의 이재광 청장을 광주청장으로 발령키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호남대세’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1993년 이후 역대 광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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