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이후 역대 28명의 청장 중 단 1명만이 ‘호남’ 출신
역대 부산청장의 키워드는?…‘영남, 서울대, 행정고시’ 많아

28명 중 22명(78.6%)이 행정고시 출신…9급 출신은 ‘제로(0)’
2014년 1급청 승격 후 그대로 명퇴하는 분위기 굳어지는 중

 

문재인 정권일까. 민주당 정권일까. 민주당 정권이라고 하면 호남정권을 연상시키고, 문재인 정권이라고 하면 부산이 연상된다. 세정일보가 각 지방청장들의 부침을 취재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부산국세청장들의 부침을 분석해 봤다. 각 지방청장들의 운명은 정권의 향배와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번 정권의 두 번째 부산청장인 김대지 청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를 전망해 보기 위해서다.

부산지방국세청은 7개의 지방국세청 중 서울, 중부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1급청이다. 1급청은 청장이 고위공무원단 가급인 지방청으로, 부산지방국세청장직은 국세청 내부에서 승진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 중 하나로 꼽힌다.

부산청은 지난 2012년 4월 2급청에서 1급청으로 승격했다. 승격 후에만 총 9명의 청장이 배출됐다. 1급청으로 승격된 이유에서일까. 1급청 승격 당시 청장이었던 이전환 전 청장과 박근혜 정부에서 김연근 전 청장인 단 두 명을 제외하고는 부산청장에 임명되면 그 자리에서 모두 퇴직수순을 밟았다. 1급청의 승격이라는 기쁨과는 반대로 퇴직 수순을 밟는 일명 ‘퇴직정거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

세정일보가 문민정부 이후부터인 역대 정권별 부산지방국세청장의 출신지 및 이후 행보 등 특징을 분석한 결과, 현 김대지 청장을 제외한 총 27명의 청장 중 14명(51.9%)의 청장이 영전의 영광을 안았으나, 1급청 승격 이후로만 따진다면 8명의 청장 중 2명(25%)의 청장만이 영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장들로서는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정권별로 살펴보면 김영삼 정권에서는 4명 중 2명(50%)이 영전했으며, 이들은 전원 영남지역 출신자로 대통령과 동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7급 출신의 장세원 청장을 제외하고 이석희(부산, 행시9회), 주정중(부산, 행시10회), 이제홍(경북 안동, 행시10회) 청장 등 75%가 행정고시 출신자였다.

이석희 청장은 부산청장 이후 세무공무원교육원장과 본청 직세국장을 거쳐 차장까지 승진했으며, 주정중 청장은 부산청장에 이어 본청 조사국장, 그리고 중부청장(당시 2급)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김대중 정권에서는 유일하게 호남 출신 청장이 임명된 정권이기도 하다. 현 김대지 청장을 포함해 역대 28명의 부산청장 중 호남출신의 청장은 김대중 정권에서 임명된 이주석 청장(전남 강진, 행시13회) 단 한명(3.6%)뿐이었으며, 영남출신 청장이 7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히 살펴보면 김종상 청장(인천, 행시6회)을 제외하고 전원 영전했다. 곽진업 청장(경남 김해, 행시12회)은 본청 직세국장을 거쳐 국세청 차장까지 지냈으며, 이주석 청장은 본청 조사국장에 이어 서울청장으로, 최병철 청장(경기 여주, 행시16회)은 본청 개인납세국장과 법인납세국장 이후 국제조세관리관으로 퇴직했다.

이주성 청장(경남 사천, 행시16회)은 본청 기획관리관과 국세청 차장 그리고 국세청장까지 승진한 인물이며, 김정복 청장(부산, 7급공채)은 중부청장(1급)으로 영전했으며, 이후 장관까지 지냈다. 아울러 김대중 정권에서 출신지역별로만 살펴본다면 영남 3명, 호남 1명, 경기·인천 출신이 각각 1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는 전원이 영남 출신의 청장인 것으로 기록됐다. 윤종훈(경북 예천, 행시18회), 차태균(경남 창녕, 행시17회), 김호업(대구, 행시21회) 청장이 서울청장과 본청 법인납세국장, 중부청장으로 각각 영전했고, 정상곤(울산, 행시21회), 이병대(경북 의성, 사관특채) 청장은 그대로 퇴임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는 영남 출신 청장이 3명이며, 이밖에 강원 및 서울 출신이 3명으로 나타났다. 허병익(강원 강릉, 행시22회), 송광조(서울, 행시27회) 청장이 각각 국세청 차장과 서울청장 등으로 승진했으며, 1급청으로 승격시킨 이전환(대구, 행시27회) 청장 역시 국세청 차장까지 승진했다.

김창환(서울, 행시22회), 허장욱(부산, 행시23회), 김은호(경남 밀양, 행시27회) 청장은 부산청장을 마지막으로 명퇴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에서는 전원이 영남 출신의 청장이었으며, 단 한명의 청장(김연근, 경북 상주, 행시28회)만 영전하고 전원 퇴임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승호(경북 청도, 7급 공채), 원정희(경남 밀양, 5급 특채), 최현민(경북 경주, 행시33회), 서진욱(대구, 행시31회) 청장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는 세무대학 출신의 김한년 청장(경기 성남, 8급 특채)이 퇴임한 후 김대지 청장(부산, 행시36회)이 재임 중에 있다.

김대지 청장은 현재 국세청 인사구도상 조만간 서울국세청장이나, 차장으로 영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명퇴정거장’으로 전락했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무너진 부산사람들의 자존심을 김 청장이 만회해 낼 수 있을지 세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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