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의 확률로 전라도 출신자들이 맡아온 지역편중이 강한 곳

문재인 정부들어 행시 출신들은 ‘영전’, 비고시 출신자은 ‘퇴임’
 

이명박 정부에서 단 한 명도 영전하지 못하면서 ‘퇴직정거장’이라는 오명(?)쓴 광주지방국세청장 자리가, 문재인 정부에서 호남 출신자들을 중용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어 다가오는 7월 취임 1년째를 맞는 박석현 광주지방국세청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세청 1급(고공단가급)으로는 국세청 차장, 서울청장, 중부청장, 부산청장직이 있으며, 나머지 인천, 광주, 대전, 대구청장직은 2급(고공단나급)이다. 2급으로 승진하고 나면 1급으로 승진 기회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청장 1년을 하고 나면 후진들을 위한 ‘용퇴’를 하는 것이 국세청의 오랜 전통이다.

이에 세정일보가 문민정부 이후인 1993년부터 현재까지 역대 29명의 광주지방국세청장의 발자취를 되짚어봤다.

1993년 7월 광주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된 故 최용관 청장부터 현 박석현 청장까지 총 29명이며, 박석현 청장을 제외하고 28명 중 14명(50%)이 자리를 옮기거나 1급으로 승진하는 영광을 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확률적으로는 2명 중 1명이 승진하는 꼴이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6명의 청장 전원이 그대로 퇴임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4명의 청장 중 2명이 그대로 퇴직, 문재인 정부에서는 1명이 영전, 1명이 퇴임하면서 최근 3개 정부에서만 75%의 확률로 퇴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9급 공채이든, 행정고시 출신이든 임용경로에 상관없이 전원이 퇴임한 반면,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는 행정고시 출신자들은 영전하고, 비고시 출신자들은 퇴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신수원 청장(7급 공채), 한동연 청장(7급 공채)이 퇴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형환 청장(8급 특채, 세대 2기)이 퇴임했다. 현재 재임 중인 박석현 청장은 행시 38회다.

또한 역대 광주청장들의 특징은 하나 더 있다. 바로 29명의 청장 중 단 3명(10%)을 제외하고 전원 호남 출신자들로 임명됐다는 점이다.

이재광 광주청장이 대구 출신이었고, 광주청장에 이어 국세청 본청 법인납세국장을 지냈다. 이명래 광주청장은 강원 양양 출신으로 광주청장 6개월 근무 후 퇴임했으며, 김기주 광주청장도 강원 명주 출신으로 약 9개월 근무 후 퇴임했다. 이들을 제외하고 90%의 확률로 광주청장은 전라도 출신자들이 맡아오는 지역편중이 강한 곳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차기 광주청장도 호남지역 출신자가 임명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지방청장 자리에 해당 지역 출신자들이 임명되는 것은 ‘금의환향’과도 같다. 다만 학연, 지연, 혈연 등에 얽힌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끼리 문화’로 인해 지역 토호세력 등과의 유착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국세청은 1999년 향피인사를 한번 실시한 바 있다. 이때 광주청장으로 임명됐던 인물이 대구 출신의 이재광 청장이다.

다가올 인사에서 광주청장으로 낙점이 예상되는 인물은 송기봉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행시 39회, 전북 고창)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호남 출신으로 문희철 서울청 성실납세국장(행시 38, 전북 고창), 송바우 서울청 조사1국장(행시 38, 전북 정읍) 등이 있다.

이와함께 부임 1년을 맞아가고 있는 현 박석현 청장도 후진을 위한 용퇴와 역대 많은 전임 청장들처럼 다시 귀경할 수 있을지의 귀로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역대 광주지방국세청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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