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 취득

청년세무사회 창립…수습세무사들의 ‘멘토’
세무사(稅務士) 세글자…“인생 그 자체다”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고 벌써 30년째 세무사로 살아왔다. 인생의 전부를 세무사업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만2000여명의 전문가 중에서도 ‘소득세’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대한민국 1%세무사다. 세무법인 다솔의 대표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해욱 세무사이야기다.

중앙대 회계학과를 졸업함과 동시에 제24회 세무사시험에 합격했다. 세무사로서 10여년의 경력을 쌓고난 뒤 한국세무사고시회에서 6년간 연수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이어 한국세무사회 연수교육위원, 감사뿐만 아니라 서울지방세무사회 연수이사와 연수교육위원장을 지냈고, 성북지역세무사회장으로 본회와 지방회, 지역회에 걸쳐 다양한 회무 경력도 쌓았다.

한국세무사회 선출직 감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서울지방세무사회 부회장이다. 세무사로서 이룰 것은 다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는 지금 한국청년세무사회를 통해 그동안 자신이 세무사로서 걸어온 모든 것들을 풀어놓으면서 후배들을 위한 길목이자 버팀목이 되어주려고 한다.
 

◆ 정해욱 세무사의 맛집, 서초동 샤브샤브 전문점 진상(珍象)…‘쌈밥의 매력’

특정한 목표를 세워놓고 달려온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자연스럽게 후배들의 길목이 되기를 자처하면서 누군가의 목표가 됐다. 정해욱 세무사가 53기 수습세무사와 함께 그의 인생처럼 일품의 맛을 자랑하는 ‘맛집’은 서초동에 위치한 샤브샤브 전문점 ‘진상(珍象)’이었다.

저녁 식사 후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업무에 복귀해야 할 만큼 바쁜 3월을 보내고 있던 정해욱 세무사와 기자는 지난 월요일 이곳에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재 (가칭)한국청년세무사회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그의 옆에는 수습세무사(53기) 최재화 씨도 함께였다. 최재화 세무사는 정 대표님이 추천하는 곳은 믿을 수 있는 곳이라고 엄지척했다. 평소 가리는 음식 없이 소탈하면서도 미식가인 정해욱 세무사가 즐겨 먹는 것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것.

정해욱 세무사는 이곳에서 점심을 즐겨먹는다고 했다. 이곳의 고기는 물론이거니와 채소가 싱싱하고 맛있어 고기에 싸먹는 쌈밥이 일품이라고 소개했다. 저녁식사 시간에 만난 만큼 샤브샤브도 함께 주문했고, 샤브샤브와 쌈밥, 그리고 매운소스, 참깨소스 등 다양한 맛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정 세무사 추천대로 굉장히 맛있었다.
 

◆ 가천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 취득…추계과세제도가 기장사업자의 신고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그는 가천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가천대는 김봉래 국세청 차장, 김낙회 전 관세청장, 안택순 기재부 국장, 문창용 캠코사장(전 세제실장) 등 국세청과 기재부 세제실 출신의 고위직들이 동문으로 있는 곳이다. 그는 지금도 가천대학교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10년째 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가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은 ‘추계과세제도가 기장사업자의 신고소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그는 이 논문에 대해 주변 세무사님들의 도움을 받아 완성하게 된 고마운 논문이라고 설명했다. 추계과세제도와 관련된 논문은 많지만, 정 세무사는 실제로 신고된 자료들을 직접 모아 실증분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기준경비율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고 설문조사를 위해 세무사고시회 워크숍에서 세무사님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주고 본회 교육을 하면서도 설문지를 나눠주면서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도매업, 건설업, 요식업 등 업종별로 300개의 다양한 업체들을 모으면서 주변 세무사들에게 인적사항은 제외하고 신고된 자료를 달라고 통사정했다. 그렇게 완성된 논문은 기준경비율제도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처음으로 나온 논문이었고, 당시 국세청과 세제실에서도 논문을 보고 싶다고 부탁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기준경비율이 합리적인지, 이 제도가 실제 기장신고 사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하려 했고, 합리적인 추계과세제도를 확립해 응능부담의 원칙 내지 공평부담의 원칙에 입각한 과세를 실현하고 추계과세의 본래 취지라 할 수 있는 납세의무자의 소득실액에 근접한 과세를 함으로써 조세계층간 조세부담의 불공평을 시정하는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논문을 썼지만, 결론적으로 정책에 반영이 많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소득세 전문가로 강단에 서다

그는 현재 소득세 분야 만큼은 국내 최고봉으로 불린다. 정 세무사는 99년도에 서울회 연수이사를 하면서 교육용으로 소득세 교재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소득분야의 달인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는 교재가 많지만 소득세의 경우 대학에서도 세법개론의 한 부분에서 기초적인 부분은 많이 다뤄질 뿐, 심도 깊은 공부를 하기 위한 교재가 없었다는 것. 이후 교재는 책으로 출판이 됐고, 그렇게 한양대로부터 전문가로 초빙이 돼 강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무사의 1년 중 종합소득세신고가 최대 행사인 만큼, 소득세는 세무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다. 정 세무사는 국세에서도, 세무사업계에서도 중요한 ‘소득세’분야를 집중연구하면서 자신이 소득세에 대한 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자부했다.
 

◆ 청년세무사회 창립…수습세무사들의 ‘멘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청년세무사회다. 청년세무사회는 우여곡절 끝에 곧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그는 20여년 전부터 국세청 출신이 아닌 순수 고시출신 세무사 모임을 갖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한국세무사고시회 총무이사로 활동하면서 그 소망을 잠시 접어뒀었다고 말했다. 당시 세무사자격은 세무사시험 합격자 외에도 국세공무원 경력자에게 세무사 자격을 그대로 부여했다.

국세공무원 경력자라 하더라도 고위직이 아니라면 시험을 일부 치러야 했기 때문에 당시 시대적 배경에 따라 시험출신 모임인 고시회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에는 법이 개정되면서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자와 변호사만이 세무사자격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를 폐지하자는 법안이 현재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상황.

그렇기에 현재에는 시험을 본 세무사와 시험을 보지 않은 세무사에 대한 차이가 없어졌다. 시험으로 세무사가 배출되다보니 젊은 세무사의 등장비율이 매우 높아졌다.

이에 정해욱 세무사는 청년세무사를 위한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본회에서도 청년위원회가 있지만 본회만으로는 모두를 아우르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예를 들어 정부에 보건복지부를 두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아우를 수 없기 때문에 민간에서 공공부문을 도와 보완하는 것처럼, 청년세무사회도 힘들게 살아가는 젊은 세무사들을 위해 자생하고 극복하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세무사업은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까지 3대가 세무사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연령대가 존재하는 만큼 세무사회 본회가 이 모두를 신경 쓰기 어려운 만큼 청년세무사회의 창립으로 좀 더 나은 세무사업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습세무사들이 제대로 보수도 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짧은 시간 수습세무사로 활동하면서 거래처도 제대로 맡아보지 못한다는 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수습세무사들에게 “최근 유행하는 말로 ‘내가 이러려고 세무사했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세무사라는 직업은 세월이 쌓여가면서 점점 더 좋은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시험에 합격한 청년세무사들은 시험공부를 시작할 때에는 큰 기대감을 안고 뛰어들었지만 막상 세무사시험에 합격하고 나면 현실은 그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세무사는 10급 공무원이라는 등 개업초기에는 회의감도 많이 느끼겠지만, ‘자신만의 특화된 것’이 있다면 현재보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말들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 세무사란 세 글자…“인생 그 자체다”

세무사로서 열심히 살아온 그가 존경하는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인터뷰 자리에서 ‘존경하는 인물’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면, 반드시 누군가의 이름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달랐다. 예전부터 계획을 세워서 실행에 옮기기보다는 변화에 맞춰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자신만의 스타일이었고, 그렇기 때문인지 누군가를 존경해서, 누군가를 좋아해서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그의 꾸밈없는 솔직한 대답이었다.

그러한 그가 세무사란 바로 인생이라고 대답했다. 사회생활의 시작을 세무사로 시작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세무사로 살아갈 것이기에 인생 그 자체라는 것. 그는 세무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받아왔고 그렇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세무사들에게 받은 것들을 돌려주고 싶다는 솔직한 말들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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