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장 많이 울리고
나를 가장 많이 웃게 하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누구보다 나를 모르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나의 표정과 감정을 살피거나
나의 외모와 마음을 지배하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함께 쓰러지고
함께 일어서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어제 했던 약속도
어제라는 독약도 모두 삼키는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매일 만나거나 죽어서도 만날 이가
나의, 애인입니다.
너무 많은 애인을 가져서
무겁습니다.
너무 많은 애인을 두어서
괴롭습니다.
아니 외롭습니다.
내가
나의, 애인이기 때문입니다.
[박정원의 시에서 시를 찾기]
시(詩)님이 오시는 것도 나의 애인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나의 애인이므로, 사실은 무아(無我)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단계였습니다. 하지만, 그러나 따듯이 맞이하여 보내셨나요? 시를 쓰는 일이 일상화되다시피 했으나 여전히 나는 ‘참나’를 찾지 못하고 헤매기만 합니다. 시의 주체 역시 나였으므로, 늘 비극적인 결말이기 일쑤였습니다. 강영은 시인의 작품에선 존재의 아름다움과 그리움의 정체성을 되짚어줍니다. 나를 대변해주듯이 시집 『그리운 중력』(황금알, 2025)엔 시에서 시를 찾기 위한 시들이 즐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