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 “국세청 자력집행권, 과잉징수와 권한 남용 위험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사진 맨 우측)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세외수입 280조원 시대, 체납관리 혁신방안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사진 맨 우측)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세외수입 280조원 시대, 체납관리 혁신방안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30일 “국세청이 보유한 체납징수 인프라와 노하우를 국세외수입 분야에 접목한다면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외수입 체납 통합징수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휘영 국세청 국세외수입통합징수준비단장도 “앞으로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징수 행정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개최된 ‘국세외수입 280조원 시대, 체납관리 혁신방안 정책 토론회’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은 “통합징수를 한다면 국가재정의 누수를 막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혁신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분산된 국세외수입 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체납 징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임광현 국세청장이 직접 참석하며 국세외수입 체납액 통합 관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국세외수입 체납징수를 국세청이 맡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인준 서울시립대 교수는 종전에 없던 새로운 업무를 국세청이 맡는 셈이므로 별도의 인적, 물적 자원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전 임광현 국세청장은 체납에 대한 위탁징수는 이미 국세청에 축적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근거 규정만 있으면 인별 재산과 소득자료를 활용해 징수 절차만 밟으면 되기 때문에 빠르게 업무에 착수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황덕연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력집행권 부여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황 연구위원은 “국가채권관리법에서 과징금, 과태료 등과 같은 제재적 성격의 채권을 엄격히 분리해 관리했던 이유는 행정부가 스스로 재판관과 집행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라며 “통합징수법은 이를 생략하고 국세청에 자력집행권을 부여해 채권자이자 판사, 집행관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력집행권이 도입되면 선 집행 후 방어권 행사 구조가 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재산이 압류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체납자는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사업이 마비될 수 있어 소송을 포기하게 만드는 강력한 심리적 강제로 작용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나중에 승소하더라도 이미 처분된 재산을 원상복구 하기 매우 어려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예를 들어 환경부의 배출부담금 체납에 대해 국세청이 압류를 집행하면 국민은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되는데 국세청은 과징금 부과 이유 등을 알지 못해 재판 과정에서 ‘시키는 대로만 압류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처분 기관은 ‘이미 채권을 넘겼으니 소송은 국세청 소관’이라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향후 소송 업무까지 국세청이 담당하면 그로 인한 비용 과부하 우려도 덧붙였다.

또한 “실태확인원이 담세력 파악 업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이 민간인 신분이라면 문제가 중대하다”면서 “담세력은 단순히 통장 잔액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상황, 사업 전망, 실질적 생활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실태확인원이 현장에서 내리는 판단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인에게 관대한 처분을, 다른 이에게 가혹한 집행을 결정하는 고무줄 잣대가 될 위험이 있고 징수 실적에 급급한 무리한 조사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들이 개인정보에 접근 및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정보보호와 관련한 비판 또는 정부가 국민을 과도하게 감시한다는 우려가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4대보험 사례에서도 보듯 국세외수입 통합징수도 모든 권한을 일거에 한 기관으로 몰아넣는 방식보다 우선 전산, 정보, 체납처분 인프라를 통합하고 개별 부처와 공단의 본래 기능은 분리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세청에 부과된 자력집행권 등도 과잉징수와 권한 남용의 위험을 키운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국세외수입 미수납률도 항목별로 0%대에서 90%대까지 벌어지는 등 미수납 규모가 고르게 부진하다기보다 특정 항목에 집중되는 구조”라며 “부처 권한과 정책 목적까지 한 번에 옮기는 방식보다는 전산, 정보, 체납처분 기능을 통합하고 개별 부처의 본래 정책기능은 남겨두는 단계적 접근이 더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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