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은 합산과세로 인한 증여세 누진세율의 적용을 회피하고자 증여자들이 상대방의 후손들에게 교차증여를 한 경우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하여 자기의 직계후손에게 직접 증여한 것으로 거래를 재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1. 사실관계

1) 소외 2, 소외 1, 소외 3은 모두 소외 회사의 주주이고, 소외 1은 소외 2의 여동생이며 소외 3은 소외 1의 배우자이다. 원고 1, 원고 2, 원고 5는 소외 2의 자녀들이고, 원고 3, 원고 4는 원고 2의 자녀들이며, 원고 6, 원고 7은 원고 5의 자녀들이다. 그리고 원고 8, 원고 9는 소외 1과 소외 3 부부의 자녀들이다.

2) 소외 2는 2010년경 자녀인 원고 1, 원고 2, 원고 5와 외손자녀인 원고 3, 원고 4, 원고 6, 원고 7(이하 소외 2의 직계후손들인 위 원고들을 통칭하여 ‘원고 1 외 6인’이라고 한다)에게 소외 회사의 주식을 증여하려고 하였고, 그 무렵 소외 3과 소외 1도 소유 중인 소외 회사 주식을 자녀인 원고 8, 원고 9에게 증여하려고 하였는데, 각자의 직계후손에게 직접 증여하기보다는 서로의 후손에게 교차하여 증여하는 경우 조세부담이 경감된다는 세무사의 조언에 따라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일정 주식을 상대방의 직계후손에게 상호 교차 증여하기로 약정하였다.

3) 위 약정에 따라 소외 2와 소외 3, 소외 1은 각 16,000주의 소외 회사 주식을 상호교차 증여하였다. 즉, ① 소외 2는 먼저 2010. 12. 30. 소외 회사 주식을 자녀인 원고 1에게 7,500주, 원고 2에게 2,000주, 원고 5에게 6,340주를 각 증여하였고, 외손자인 원고 3, 원고 4, 원고 6, 원고 7에게 1,750주씩을 증여하는 한편, 소외 3과 소외 1의 자녀인 원고 8, 원고 9에게도 8,000주씩을 증여하였다. ② 소외 3은 같은 날 원고 8, 원고 9에게 소외 회사 주식 3,000주씩을 증여하는 한편, 원고 1에게 2,000주, 원고 2, 원고 5, 원고 3, 원고 4, 원고 6, 원고 7에게 1,000주씩을 각 증여하였다. 소외 1도 같은 날 원고 8, 원고 9에게 소외 회사 주식 3,000주씩을 증여하는 한편, 원고 1 외 6인에게도 소외 3과 동일한 수의 소외 회사 주식을 각각 증여하였다(이하 소외 2가 소외 3, 소외 1의 자녀인 원고 8, 원고 9에게 한 총 16,000주의 증여와 소외 3, 소외 1이 소외 2의 직계 후손인 원고 1 외 6인에게 한 총 16,000주의 증여를 합하여 ‘이 사건 교차증여’라고 한다).

4) 원고들은 2011. 3. 30. 소외 2, 소외 3, 소외 1로부터 각 증여받은 소외 회사 주식에 대한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였다.

5) 피고들은, 이 사건 교차증여의 경제적 실질은 소외 2가 직계비속인 원고 1 외 6인에게 합계 16,000주를 직접 증여하고 소외 3, 소외 1이 그 자녀인 원고 8, 원고 9에게 합계 16,000주를 직접 증여한 것이라고 보아,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을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2010년분 증여세에 관하여 원고 1 외 6인에 대하여는 소외 3과 소외 1로부터 받은 증여분을 소외 2로부터 받은 증여분에 포함하고, 원고 8, 원고 9에 대하여는 소외 2로부터 받은 증여분을 반분하여 각각 소외 3, 소외 1로부터 받은 증여분에 포함하여, 다시 산정한 증여세를 원고들에게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합산과세로 인한 증여세 누진세율의 적용을 회피하고자 증여자들이 상대방의 후손들에게 교차증여를 한 경우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의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하여 자기의 직계후손에게 직접 증여한 것으로 거래를 재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3. 대상 판결의 요지(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5두46963 판결)

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3. 1. 1. 법률 제116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고 한다) 제2조는 제1항에서 증여세는 타인의 증여로 인한 증여재산을 과세대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3항에서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현저히 저렴한 대가를 받고 이전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는 것 또는 기여에 의하여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고 하면서, 제4항에서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인 실질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로 보아 제3항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위 제4항의 규정 취지는 현행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에 그대로 승계․반영되어 있다).

위와 같이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에서 제3자를 개입시키거나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치는 등의 방법으로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조세회피행위에 대하여 그 경제적 실질에 따라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한 것은, 증여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행위 또는 거래를 우회하거나 변형하여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침으로써 증여의 효과를 달성하면서도 부당하게 증여세를 감소시키는 조세회피행위에 대처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여러 단계의 거래 형식을 부인하고 실질에 따라 증여세의 과세대상인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로 보아 과세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태양 중 하나를 증여세 차원에서 규정하여 조세공평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다만 납세의무자는 경제활동을 할 때 특정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떤 법적 형식을 취할 것인지 임의로 선택할 수 있고 과세관청으로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적 형식에 따른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하며, 또한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친 후의 결과에는 손실 등 위험 부담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당해 거래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당사자의 행위 또는 외부적 요인 등이 반영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최종적인 경제적 효과나 결과만을 가지고 그 실질이 직접 증여에 해당한다고 쉽게 단정하여 증여세의 과세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두3270 판결 참조).

그러므로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 제3항에 의하여, 당사자가 거친 여러 단계의 거래 등 법적 형식이나 법률관계를 재구성하여 직접적인 하나의 거래에 의한 증여로 보고 증여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고 하려면,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거래의 법적 형식이나 과정이 처음부터 조세회피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그 재산이전의 실질이 직접적인 증여를 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어야 하고, 이는 당사자가 그와 같은 거래형식을 취한 목적, 제3자를 개입시키거나 단계별 거래 과정을 거친 경위, 그와 같은 거래방식을 취한 데에 조세 부담의 경감 외에 사업상의 필요 등 다른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각각의 거래 또는 행위 사이의 시간적 간격, 그러한 거래형식을 취한 데 따른 손실 및 위험부담의 가능성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기록에 나타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소외 2가 원고 8과 원고 9에게 소외 회사 주식 합계 16,000주를 증여한 것과 소외 3, 소외 1이 원고 1 외 6인에게 소외 회사 주식 합계 16,000주를 증여한 것은 증여자들 사이에 상대방의 직계후손에게 동일한 수의 동일 회사 주식을 교차증여하기로 한 약정에 따른 것으로서, 약정 상대방이 자신의 직계후손에게 주식을 증여하지 않는다면 자신도 증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건 교차증여로써 증여자들은 자신의 직계후손에게 소외 회사 주식을 직접 증여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으면서도 합산과세로 인한 증여세 누진세율 등의 적용을 회피하고자 하였고, 이러한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교차증여 약정을 체결하고 직계후손이 아닌 조카 등에게 주식을 증여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소외 2와 소외 3, 소외 1은 각자의 직계비속인 원고들에게 소외 회사 주식을 증여하면서도 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 아래 그 자체로는 합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이 사건 교차증여를 의도적으로 그 수단으로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교차증여는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에 따라 그 실질에 맞게 재구성하여 소외 3, 소외 1의 원고 1 외 6인에 대한 각 증여분은 소외 2가 위 원고들에게 직접 추가로 증여한 것으로, 소외 2의 원고 8, 원고 9에 대한 각 증여분은 소외 3, 소외 1이 위 원고들에게 직접 추가로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4. 대상 판결에 대하여

가. 관련 판결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두3270 판결은, 소외 회사가 OO은행에 권면총액 50억 원의 분리형 국내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고, 발행 당일 소외 회사의 최대주주인 대표이사가 OO은행으로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로부터 분리된 신주인수권증권 중 50%를 양수하여 보유하고 있다가 행사하여 소외 회사의 보통주를 취득하자, 과세관청이 대표이사가 신주인수권증권을 행사하여 취득한 주식 중 그의 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인수, 취득한 부분에 대하여 당시 주가와 행사가격의 차액 상당액을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대표이사에게 증여세를 과세한 사안에서, “① 소외 회사는 매출액 급감과 KIKO 통화옵션계약으로 인한 거액의 손실로 운영자금 조달이 필요하였는데, 다른 금융기관들은 대출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OO은행이 신주인수권부사채에서 분리된 신주인수권증권을 매입하거나 매입처를 찾아주는 것을 조건으로 대출의사를 밝힘으로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은 그 자체로 사업상 목적이 있는 거래인 점, ② 대주주인 원고가 사채와 분리된 신주인수권증권 중 50%를 매입한 것은 OO은행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던 점, ③ 신주인수권증권의 인수가격은 일반인이나 OO증권이 매입할 때에도 동일한 가격이 적용되었고, 그 행사가격은 유가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특수관계가 없는 대주주와 OO은행 사이에서 객관적으로 정하여졌으며, 소외 회사의 주가는 원고의 신주인수권증권 취득 이후 행사가격 기준으로 등락을 반복한 점, ④ 신주인수권증권의 인수와 그 행사에 따른 차익은 원고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상당기간 감수하였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그 행사시점에 주가 상승이 충분히 예상된다고 단정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처음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과 신주인수권증권의 취득 및 신주인수권증권 행사라는 일련의 행위를 통하여 소외 회사의 신주를 취득하여 차익을 얻을 것을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부터 원고의 신주인수권증권의 취득 및 행사에 따른 소외 회사 신주의 취득까지의 일련의 행위들이 별다른 사업상 목적이 없이 증여세를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하여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진 행위로서 그 실질이 소외 회사의 대주주인 원고에게 그 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신주를 저가로 취득하도록 하여 시가와 취득가액의 차액 상당을 증여한 것과 동일한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이에 대하여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위 대법원 2015두3270 판결).

나. 대상 판결의 의의

위 대법원 2015두3270 판결은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의 적용을 부정한 판결이다. 그런데, 대상 판결은 위 대법원 2015두3270 판결이 밝힌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의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하여 거래를 재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에 따라 실질에 맞게 재구성하여 과세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함으로써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의 적용을 긍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런 점에서 향후 우회거래·다단계 거래에서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이 문제되는 사안에 있어서는 위 2개의 판결을 비교·검토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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